만년설에서 나온 미라 ‘아이스맨’ 외치...민머리에 어두운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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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눈, 주근깨가 거의 없는 거무스름한 피부, 키 160㎝에 몸무게 50㎏. 1991년 이탈리아 북부의 알프스 만년설에 갇힌 채 미라 상태로 발견된 5300년 전 사냥꾼 '외치(Oetzi)'가 살아 있을 때의 모습이다.
요하네스 클라우제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 교수팀은 첨단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기술로 '알프스 아이스맨'으로 불리는 외치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외모와 유전적 기원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다고 17일 국제 학술지 '셀 지노믹스'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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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역서 이주한 농경민의 후손
검은 눈, 주근깨가 거의 없는 거무스름한 피부, 키 160㎝에 몸무게 50㎏. 1991년 이탈리아 북부의 알프스 만년설에 갇힌 채 미라 상태로 발견된 5300년 전 사냥꾼 ‘외치(Oetzi)’가 살아 있을 때의 모습이다.
요하네스 클라우제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 교수팀은 첨단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기술로 ‘알프스 아이스맨’으로 불리는 외치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외모와 유전적 기원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다고 17일 국제 학술지 ‘셀 지노믹스’에 밝혔다.
외치는 약 5300년 전 신석기·청동기 시대 전환기에 살았던 사냥꾼이다. 1991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접경지역인 알프스산맥 등산로의 얼음 속에서 등에 화살촉이 박힌 채 발견됐다. 미라 상태로 발견된 외치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가 서로 소유권을 주장했으나, 발견 장소가 이탈리아 영토로 확인돼 현재 이탈리아 사우스 티롤 고고학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연구진은 외치가 현재 튀르키예에 속하는 아나톨리아의 농경 집단 후손으로, 사망 당시 남성형 민머리였다고 밝혔다. 현대 유럽인은 유전자가 대부분 세 가지 조상 집단이 섞인 형태다. 약 8000년 전 ‘서부 수렵채집인 집단’과 ‘아나톨리아 출신 농경 집단’이 섞인 뒤, 4900년 전 여기에 ‘동유럽 유래 유목민 집단’이 합쳐졌다.
이번 연구 결과 외치의 게놈에는 동시대에 살았던 다른 초기 유럽인들과 비교해 아나톨리아 농경 집단의 유전자 비율이 92%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외치의 게놈을 분석했던 초기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던 동유럽 유목민 집단의 유전적 흔적은 시료가 오늘날 DNA에 오염된 결과로 밝혀졌다. 클라우제 교수는 “외치가 다른 초기 수렵채집 집단과 거의 접촉하지 않고 아나톨리아에서 직접 이탈리아·오스트리아 접경 지역으로 이주해온 농경 집단의 후손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외치의 유전자에 관한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2012년 초기 연구 결과에서는 외치가 밝은 피부와 밝은 눈을 가진 털이 많은 남성이었다고 추정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외치는 피부색이 예상보다 훨씬 어두웠고, 어두운 눈 색깔과 남성형 민머리였을 가능성이 높게 나왔다.
클라우제 교수팀은 11년 전 연구에서는 분석 시료가 현대인의 DNA로 오염돼 있어 잘못 나왔을 것이라고 보고, 이번에는 오염을 줄이기 위해 기존 연구와는 다른 방법으로 DNA를 추출했다. 알베르트 징크 이탈리아 유라크 미라연구소장은 “이전에는 미라의 피부가 얼음에 보존되는 동안 어두워졌다고 생각했지만, 그 상태가 실제 외치의 피부색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대 유럽인에게 기록된 가장 어두운 피부”이라고 말했다.
외치의 게놈에서는 비만과 제2형 성인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도 발견됐다. 다만 외치가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해 사망 당시까지 이런 유전 요인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크라우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외치의 외모에 대한 정보가 늘었지만, 그가 당시 이 지역 사람들을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며 “외치가 살던 시기, 지역의 사람들에 대해 추가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3) DOI: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3-02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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