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 수영선수 위한 '오픈경기' 신설...베를린 월드컵서 첫선

리아 토머스 선수=AP/연합뉴스

성전환자 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국제수영대회가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개최된다.

16일(현지시간) 국제수영연맹은 "10월 6∼8일 열리는 2023 월드컵시리즈 베를린 대회에 '오픈 부문'을 신설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모든 성별과 여러 정체성을 지닌 수영 선수를 포용할 수 있다. 이런 포용성을 확인하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린 대회에서는 자유형, 평영, 배영, 접영 등 각 영법의 50ｍ와 100ｍ에서 성전환자가 출전하는 '오픈 부문' 경기를 벌인다. 연맹은 추후 오픈 부문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수영연맹은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기간에 임시 총회를 열고 '성전환자 중 12세 이전에 수술받은 선수만 여성부 국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결의했다.

세계트렌스젠더건강전문가협회(WPATH)가 성전환 수술을 권유하는 최소 연령이 15∼17세라는 점을 고려해 사실상 트랜스젠더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한 것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이후 지난 7월에 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기간에서는 성전환자 선수끼리 경쟁하는 부문을 신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연맹은 "해당 국가 연맹에 등록한 선수는 개인, 클럽, 국가 연맹 회원 소속으로 오픈 부문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를린 대회를 앞두고 구체적인 출전 규정을 마련할 전망이다.

후세인 알 무살람 국제수영연맹 회장은 "전문가팀을 꾸려 오픈 부문 신설을 위해 노력했다. 우리 연맹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독일수영연맹 카이 모르겐로트 부회장은 "수영 선수들이 장벽 없이 경쟁할 수 있는 첫 대회를 주최하게 돼 기쁘다"며 "베를린은 다양성과 포용성의 허브로, 이런 진보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할 완벽한 장소"라고 반겼다.

한편, 앞서 수영계는 비수술 성전환자 선수들의 여성부 출전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남성부에서 수영 선수로 활동하던 리아 토머스 선수가 2021년부터 여성부로 옮긴 뒤 지난해 3월 500야드(457m) 자유형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반발을 샀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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