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영화 홍보하느라 '유퀴즈' 출연, 속 보이더라" [인터뷰M]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하 '달짝지근해')를 통해 2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희선을 만났다.

데뷔 30년 차인 김희선은 "결혼, 출산으로 6년 공백이 있었다. 그 시기에 약간 결혼한 것도 후회되고 남편도 미워지고, '내가 결혼 안 했으면 저 배역이 내 건데'라는 생각이 들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시간에 잘 충전을 하고 온 것 같다. 어떻게 30년간 쉼 없이 일만 하겠나."라며 잠깐의 공백기가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제 나이 20대 때 정말 일을 많이 했었다. 10년여를 빡세게 일했더니 지금은 여유 있게 작품을 골라가며 하고 있다. 아직도 저를 원하는 분들이 있고 팬들도 있어서 이렇게 계속 작품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라며 쉼 없이 일하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팬들임을 알렸다.

20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달짝지근해'에서 김희선은 사랑의 아픔과 삶의 고단함이 있는 '일영'을 연기했다. 마냥 행복하지 않는 일상인데도 '일영'은 항상 밝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그는 "너무나 순수한 여자더라. 조건을 보지 않고 눈에 보이는 그대로 믿는 사람이었다. 순수했기 때문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라며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가 순수한 남자 '치호'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김희선은 촬영 현장에서 두 명의 '치호'와 함께 했다고 말하며 "이한 감독님이 '치호'의 순수함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 현장에서 이견이 있을 때도 상대를 배려하며 이야기해 주고, 항상 잘한다고 칭찬해 주셨다. 엉뚱하고 순수한 게 '치호'와 비슷했다."라며 영화를 연출한 이한 감독과 남자 주인공이 비슷한 결이어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했다.

영화에는 이한 감독과 함께 작품을 했던 배우들이 카메오로 등장해 반가움과 뜻밖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김희선은 "임시완은 짧은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그 장면을 위해서 성악가 선생님한테 트레이닝을 따로 받았다더라. 원래 노래 잘하는 가수인데도 다른 발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정우성은 더운 날씨에 뱀과 함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고생을 했다. 저와 유해진, 진선규가 정우성의 촬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같이 술 한잔하고 옛날이야기도 했다."라며 우정 출연을 한 배우들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김희선은 "너무 반겨주고 쿨 노래도 불러주고 환대해 줘서 너무 좋았다. '힐링캠프' 이후 토크 프로그램을 나간 건 몇 십 년 만. 훌륭한 분들이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인데 영화 홍보로 나가려니 속 보이더라. 그래도 유재석이 내가 어색할까 봐 먼저 망가져주고 분위기를 풀어줘서 고마웠다."라며 솔직하게 프로그램 출연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랜만의 영화 출연에 긴장하고 있다는 김희선은 절친 송혜교의 특별한 응원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서로 매일 만나지는 않지만 통화는 자주 한다. 송혜교가 영화 반응 걱정하지 말라며 좋은 기사들을 다 찾아서 링크를 보내줬다. 동생이지만 애써주는 모습이 너무 이쁘다. 저는 성격이 세고 말도 많고 떠드는 편인데 송혜교는 조용히 들어주는 편이다. 제가 송혜교에게 애교를 떨어서 언니, 동생이 바뀐 것 같다"라며 송혜교와의 오랜 우정을 자랑했다.

데뷔 이후 '한국 대표 미인'으로 불리는 김희선에게 동안 미모 유지 비결을 물으니 "비결은 있지만 저만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며 "사실 스트레스 안 받는 게 비결인데, 이건 타고난 성격도 있어서 말해줘도 못 하는 사람이 있을 것. 나는 내가 해결 못할 일은 떨쳐내는 습관을 오래전부터 길렀다. 그래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산다. 다들 촬영 있으면 얼굴 붓는다고 야식, 술을 안 먹는데 저는 배고프면 야식 먹고 맥주도 마시며 소소하게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산다"라며 역대급 털털한 여배우의 모습을 보였다.

영화 '달짝지근해'를 보는 동안 아무 생각 말고 행복감만 느끼길 바란다는 김희선은 "웃다가 감동도 받을 것. 이 시대에 필요한 영화라는 리뷰가 너무 좋더라. 몽글몽글한 영화가 불안한 마음을 좀 달래 줄 것"이라며 영화를 자랑했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내는 배우, 항상 실망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김희선은 매 작품마다 '김희선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 이번에도 '김희선이 이런 속 깊은 연기까지 한다고?'라며 놀랄 수 있을 것.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 '달짝지근해: 7510'은 8월 15일 개봉해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힌지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