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익 58조 원 증발
순이익도 전년보다 57.9% 급감
영업익·순익 감소폭 2005년 이후 최대
코스닥 역시 영업이익률 4.1%로 악화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경기 부진 속에 코스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대기업의 부진이 배경이다. 하반기 경기 전망이 어둡고 대외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이 더뎌질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결산 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 기업 615곳(금융업 등 제외)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390조 54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영업이익은 53조 1083억 원으로 52.4%(58조 5724억 원) 급감했다. 순이익은 37조 6886억 원으로 57.9%(51조 9227억 원) 줄었다.
이익 감소폭은 통합 거래소가 출범한 2005년 이래 최대다. 지난해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을 기록한 영향도 있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가 악재였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 8.21%였는데 올해 상반기는 3.82%로 4.4%포인트 급감했다.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원가와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를 제외하면 약 38원을 번 셈이다. 세금을 제외한 매출액 순이익률은 2.7%로 전년 동기 대비 3.88%포인트 감소했다.
상반기 코스피 매출 8.9%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를 제외한 연결기준 매출액도 1266조 원으로 전년보다 5.16% 늘었다. 영업이익은 51조 7996억 원으로 37.9% 급감했다. 순이익 역시 34조 3904억 원으로 48.8% 감소했다. 삼성전자에 한국전력(015760)(매출액 비중 3%)까지 제외했을 때도 매출액은 4.5%(52조 9727억 원) 늘었다. 반면 영업익은 38.3%, 순익은 47% 급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10개 업종의 매출이 늘었고 의료정밀(-63.7%), 전기전자(-12.4%) 등 7개 업종은 매출이 줄었다. 영업이익은 운수장비(84%), 기계(62%), 비금속광물(26.7%), 통신(3.2%), 유통(2.5%) 5개 업종은 늘었고 12개 업종은 감소했다. 순익은 4개 업종(기계,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통신업)은 늘었고 13개 업종은 감소했다.
전체 615개 상장사 중 흑자 기업은 469개(76.2%)로 전년동기(495개) 대비 26곳(4.23%포인트)이 감소했다. 적자 기업은 146개로 지난해(120개) 보다 늘었는데 적저전환한 기업이 80개로 13% 수준이었다.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부채 비율은 112.69%로 지난해 말(112.63%)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금융업종은 엽업이익이 대부분 증가했다. 금융업 42곳(개별 제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7조 7015억 원, 순이익은 21조 1875억 원으로 각각 5.27%, 5.47% 증가했다. 고금리 기조에 은행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5.7% 늘며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증권은 주식거래가 늘어난 영향에 영업이익이 8.06%로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코스피 상장사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 기업 1112곳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36조 11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조 5827억 원, 4조 1313억 원으로 각각 36.1%와 41.4%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4.1%로 지난해 상반기(6.8%) 대비 2.7%포인트 급감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부품 등이 포함된정보기술(IT)산업 매출은 전년대비 7.2%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은 12.7%, 기타산업은 8.3%씩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IT산업이 1.7%로 가장 낮았고 제조업(4.5%), 기타(6.4%) 순이었다.
IT업종 세부적으로는 반도체 기업의 영업 이익률이 3.2%로 지난해(12.9%)에서 4분의 1토막이 났다. IT부품 이익률은 1%에 머물렀다. 제조업에서는 제약(1.4%)의 이익률이 가장 낮았고 일반전기전자(3%), 기계장비(3.8%) 등이었다. 전체 1112개사 중 674개사가 흑자를 기록했다. 81개사는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했다. 438개사는 적자였는데 174개사가 적자전환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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