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불법참전·뺑소니’ 이근…1심 징역형 집행유예

여권법 위반·뺑소니 혐의 모두 유죄
1심,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
법원 “본인 의도와 달리 국가에 과도한 부담 줄 우려”
이근 “형 어느 정도 예상했다”, “상의 후 항소 여부 결정”

이근 전 대위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무단으로 우크라이나로 출국하고 뺑소니 교통사고를 낸 혐의를 받은 이근(39) 전 대위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씨는 뺑소니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두 가지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는 17일 오전, 여권법 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동시에 사회봉사 80시간과 준법운전강의 수강 40시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여권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며 “본인의 의도와 달리 국가에 과도한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뺑소니 혐의에 대해선 “피해자의 상해가 가볍지 않고 합의하지도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출신인 이씨는 지난해 3월 참전을 위해 방문·체류가 금지된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혐의(여권법 위반)가 유죄로 인정됐다. 또한 지난해 7월 서울 시내에서 차를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혐의(뺑소니)도 인정됐다. 이 전 대위는 지난해 5월 부상 치료를 귀국해 수사·재판 등에 임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이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씨가 체류 금지 대상국인 것을 알면서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며 “도착 후에도 SNS에서 외교부의 조치를 비난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당시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여권법을 위반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간 점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또 “군사 전문가로서 다른 나라 사람도 살리는 게 진정한 군인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선고 직후 이씨는 취재진 앞에서 "형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법무팀과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씨는 별개의 폭행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있다. 이씨는 지난 3월 이번 사건을 방청하러 온 유튜버 이준희(활동명 구제역)씨와 시비가 붙어 법정 밖 복도에서 폭행한 혐의를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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