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선 김광현, 자카르타에선 양현종···항저우 AG의 에이스는 누구일까

안승호 기자 2023. 8. 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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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문동주 곽빈 이의리 원태인. 정지윤 선임기자 구단 제공



오는 9월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 큰 어려움 속에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프로선수가 대회에 참가한 뒤로 선수 선발 과정부터 걸림돌이 많았다. 아시안게임 야구를 대표팀 세대교체 통로로 활용하자는 프로야구 10개구단 합의에 따른 자체 규정으로 기본 선발 자격을 25세로 제한한 데다 와일드카드(3명) 선발 대상도 20대 선수로 좁혀놨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요소요소에 맞춤형 선수를 뽑아 구성의 완성도를 높이려 했지만, 또 다른 변수에 고민이 커져 있다. 대표팀 주포로 의심의 여지가 없던 이정후(키움)가 부상으로 낙마한 상태. 여기에 또 다른 주포로 계산했던 강백호(KT)는 재정비 시간 속에 페이스 회복 추이를 살펴야 한다.

올시즌 홈런왕으로 거듭난 노시환(한화)이 가세해 있지만, 전체 타선의 무게감을 애초 기대치만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마운드의 힘이 더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경기별 최소 실점으로 변수도 최소화하는 야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과거 어느 대회보다 에이스 역할이 큰 무대가 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은 대만, 일본과 금메달을 다툰다. 그중 프로선수가 참가하는 대만과 승부는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대표팀 에이스는 조별리그 초반 한 차례 등판한 뒤 결승전에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것으로 스케줄을 맞출 때가 많았다.

2014년 인천 아사안게임의 김광현. 경향신문 DB



앞선 두 차례 대회만 하더라도 에이스가 비교적 명확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김광현(SSG)이 대만과 결승전에 선발 등판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양현종(KIA)이 조별리그 대만전 등판 뒤 일본과 결승전에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항저우 대회 대표팀 에이스로 당초 가장 유력했던 카드는 구창모(NC)였다. 그러나 구창모가 거듭된 부상 여파로 대회에 참가하더라도 정상 페이스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구창모는 한 두 차례 실전 등판 뒤 대표팀 합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대표팀 내부에서 투수 운용 전략을 점차 구체화할 예정이다. 기본 구위로, 또 올시즌 성적으로, 현재 페이스로 보자면 두산 우완 곽빈과 한화 우완 문동주가 가장 두드러진다.

곽빈은 올시즌 9승5패 평균자책 2.69를 기록하고 있는데, 피안타율이 0.187에 불과할 만큼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곽빈은 후반기에는 팀 성적이 주춤한 가운데 1승3패 평균자책 4.26으로 부진한 편인데 구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페이스로는 한화 우완 문동주가 좋다. 문동주는 후반기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 2.53을 기록하고 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3에 피안타율 0.222로 안정적이다.

KIA 좌완 이의리도 흐름이 괜찮은 편. 이의리는 후반기 4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 3.91로 3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다만 제구의 기복이 있는 것이 큰 경기 투입 여부를 망설이게 할 수 있다.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승선한 롯데 박세웅. 정지윤 선임기자



대표팀에는 롯데 박세웅과 삼성 원태인 등 이들보다 경험 많은 투수들이 있다. 그러나 올시즌 페이스가 들쭉날쭉한 것이 변수로, 대회를 앞두고 어떤 페이스를 보일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또 롯데 나균안은 부상 이후 이제 실전 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이것저것 류중일 감독의 벤치에서 신경 쓸 것이 더 많은 대회다. 항저우 야구의 ‘엔딩 주인공’이 탄생하는 과정까지도 살펴야 할 것이 많아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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