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에 무단 설치 수문 열어 물놀이 사고…식당 업주 등 입건 방침

불법 구조물 설치·운용…수문 개방 급류 휘말린 형제 '구사일생'

[장성=뉴시스] 변재훈 기자 = 계곡에 물막이 시설을 무단 설치·운용하다 물놀이 중이던 어린 형제를 큰 위험에 빠뜨린 식당 업주에 대해 경찰이 입건을 검토하고 있다.

전남 장성경찰서는 장성군 북하면 남창계곡 주변에서 펜션 형태 식당을 운영 중인 업주와 종업원 2명 등 총 3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15일 오후 4시 42분께 남창계곡에서 물놀이 하던 초등학생 형제가 급류에 휩쓸린 사고와 관련, 식당 업주 등이 무단 설치한 수문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사고 당시 식당 종업원은 계곡물을 가둬놓은 구조물 내 수문(지름 30~35㎝)을 사전 안내 없이 무단으로 열었고, 일시에 빠져나가는 계곡물에 형제가 휩쓸렸다.

구명 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물살이 워낙 거세 떠내려갔고, 형제 중 동생은 수문 아래 배수관 인근에서 의식을 잃었다.

동생보다 체형이 컸던 형은 수문에 걸린 채 물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두 형제는 마침 이 광경을 발견한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재빨리 구조에 나서 가까스로 생명을 구했다.

경찰은 업주 등이 피서철 손님을 유치하고자 계곡물을 가둬놓고 영업했으며, 수질이 나빠질 무렵 주기적으로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무단으로 물막이 시설 등을 설치하거나 하천 구역 내 토지를 무단 점용한 정황 역시 드러나 지자체가 조만간 경찰에 고발 조처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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