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도심이 녹지보다 기온 4도 이상 높아”

아스팔트·녹지 등 폭염 시기 도심 환경 기온 관측
아스팔트, 도심 아파트 등 최고기온 상승 두드러져
“지면온도·기온 올라가는 오후엔 그늘진 장소에 있어야”

지난달 31일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앞 횡단보도를 시민이 부채를 들고 햇볕을 가리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심 속 주택지역과 공원녹지 기온이 약 4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상청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4일까지 권역별로 3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열환경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 송파구와 협력해 잠실 부근의 주변 환경이 다른 8개 지점에서 사물인터넷(IoT) 기상관측감지기를 이용,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온(1.5 m)과 지면온도를 측정하고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송파대로의 건물 벽면, 도로, 보행로, 녹지의 온도를 관측했다.

기상청이 관측한 도심 환경은 ▷아스팔트 ▷흙 ▷그늘 쉼터 ▷버스 정류장 ▷공원 녹지 ▷도심 소공원 ▷도심 주택 ▷도심 아파트 등이다.

기상청이 폭염 시기의 1.5m 기온을 관측한 결과, 공원 녹지(최고 기온 33.6도)와 도심 주택 지역(37.7도)은 약 4도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에 주변 환경에 따른 기온 차이가 크게 관측됐으며 햇볕이 바로 내리쬐는 아스팔트, 흙바닥, 도심 주택, 도심 아파트의 평균 기온 대비 최고 기온 상승이 두드러졌다.

도로 중앙에 있는 버스 정류장은 지붕이 있어 햇빛을 피할 수 있지만 반폐쇄성 형태의 구조물이 설치돼 있어 공기 흐름이 약하고 아스팔트 도로가 둘러싸고 있어 아스팔트와 평균 기온 차이가 거의 없었건 것으로 관측됐다.

햇빛이 내리쬘 경우 바닥이 콘크리트나 블록으로 이루어진 장소의 최고 기온은 45~55도 이상일 정도로 온도 상승 폭이 높게 관측됐다. 아스팔트의 최고 온도는 1.5m 기준 최고 기온 대비 최대 18.9도 높았으며 도심 주택과 도심 아파트도 각각 10.9도, 9.2도 높게 나타났다. 이에 반해 그늘 쉼터나 공원 녹지의 지면 온도는 27.5~31.1도로 기온 대비 비슷하거나 2~3도 낮게 관측됐다.

기상청이 도심 속에서 기온 차이를 측정하기 위해 선정한 장소들. [기상청 제공]

건물 외벽의 경우 도심열의 공간 분포를 확인하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로 송파대로를 관측한 결과, 건물 외벽의 온도는 외벽 색에 따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방향에 따라 햇볕를 많이 받는 오전 11시 전후로 검은색 계열의 건물 외벽 온도는 약 46도까지 상승해 유리나 흰색 계열에 비해 4℃ 이상 높았다. 도로와 보행로의 온도의 경우 오후 2~3시 사이에 최대 50도에 가까운 반면 나무가 있는 녹지 지역은 30~35도 사이를 유지했다.

이를 통해 기상청은 폭염에는 최대한 일사를 피하고 공원이나 쉼터 등 그늘에 머무르는 것이 온열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특히 지면 온도가 기온보다 10도 이상 높아 45~50도 이상으로 나타나는 오후 시간에는 텃밭 가꾸기나 앉아서 작업을 해야 할 경우 햇볕을 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전국적으로 폭염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시점에서 복잡한 도시 특성에 맞는 보다 상세한 기상서비스를 준비토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