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그늘이 한증막 같았던 이유…아스팔트와 기온 비슷했다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야구장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이 아스팔트에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힘들어하고 있다. 이날 포항의 낮 최고 기온은 36도를 기록했다.2023.8.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름철 도심의 온도는 녹지에 비해 4도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스팔트의 온도가 실제 기온에 비해 19도가량 더 높았다.

기상청은 올 여름 서울 송파구와 협력해 잠실 부근의 주변 환경이 다른 8개 지점에서 관측을 수행했다고 17일 밝혔다. 도심에서 주변 환경 조건에 따라 시민들이 느끼는 열환경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온인 지상 1.5m 기온과 지면온도는 사물인터넷(IoT) 기상관측감지기를 이용했다. 또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송파대로의 건물 벽면, 도로, 보행로, 녹지의 온도를 관측했다.

그 결과 폭염 시기의 1.5m 기온 기준, 공원녹지는 최고기온 33.6도를 기록한 반면 도심 주택지역은 37.7도로 약 4도 이상 차이가 났다. 특히 햇볕이 바로 내리쬐는 아스팔트, 흙바닥, 도심 주택, 도심 아파트의 평균기온 대비 최고기온 상승이 두드러졌다.

버스정류장 중 도로 가운데 있는 버스정류장은 아스팔트와 평균기온 차이가 거의 없어 그늘의 역할을 사실상 못했다. 지붕이 있어 햇빛을 피할 수 있긴 하지만 반폐쇄성 형태의 구조물이 설치돼 있어 공기 흐름이 약하고 아스팔트 도로가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지면의 경우 햇볕이 내리쬘 때 바닥이 콘크리트나 블록으로 이루어진 장소는 최고기온이 45~55도 이상이었으며 온도 상승 폭이 컸다. 아스팔트는 최고온도가 1.5m 최고기온 대비 최대 18.9도 높았다. 도심 주택과 도심 아파트에서는 각각 10.9도, 9.2도 높게 나타났다.

반면 그늘 쉼터나 공원녹지는 기온 대비 지면온도가 비슷하거나 2~3℃ 낮게 관측됐다.

높은 지면온도로 인해 기상청은 오후 시간에는 텃밭 가꾸기나 앉아서 작업을 해야 할 경우 햇볕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건물 외벽의 온도는 외벽 색에 따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방향에 따라 일사를 많이 받는 오전 11시 전후로 검은색 계열의 건물 외벽 온도는 약 46도까지 올라, 유리나 흰색 계열에 비해 4℃ 이상 높았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전국적으로 폭염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시점에서 복잡한 도시 특성에 맞는 보다 상세한 기상서비스를 준비토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