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 청구땐 출석해 심사받겠다”

檢, 이재명 대표 네번째 소환
‘백현동 특혜’ 의혹 집중 추궁
李 ‘정부의 야당탄압’ 만 부각
與 “파렴치하게 피해자 둔갑”

검찰 출두 전 질의답변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소환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검찰을 향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며 “회기 중 영장 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 꼼수’는 포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혐의에 대한 구체적 반박 없이 윤석열 정권과 검찰의 ‘야당 탄압’만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저를 희생 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덮으려는 것 아니겠나”라며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 폭력’,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정권의 폭력과 억압도 반드시 심판받고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무도한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제1야당 대표가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파렴치한 모습을 국민께서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하는가”라고 밝혔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중앙지검 동쪽 출입구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지지자들은 ‘검찰 독재 정권 우리는 이재명과 함께 반드시 이겨낸다’ ‘이기는 민주당 이재명은 합니다’ 등의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도 펼쳤다.

반대편인 서울중앙지검 서쪽 출입구에서는 오전 9시 20분쯤부터 반대 측 집회도 열렸다. 참석자들은 “이재명 구속” “문재인 구속” 등을 외쳤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날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산지관리법 위반, 위증교사 등 혐의로 소환했다. 이 대표 비리 관련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해 대선 이후 네 번째 소환 조사다.

나윤석·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