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 공격에 니제르軍 최소 17명 사망

쿠데타에 따른 안보공백 현실화
UN “700만명 식량위기” 경고

군사 쿠데타가 발발한 서아프리카 니제르의 서부 접경 지역에서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군인 최소 17명이 숨졌다. 쿠데타 이후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면서 제기된 사헬(사하라 사막 이남 주변) 지역의 대테러 안보 공백 우려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16일 알자지라 방송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니제르 과도정부 국방부는 전날 서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접경인 쿠투구 마을 인근에서 무장단체의 매복 공격으로 니제르군 최소 17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니제르군이 반격 과정에서 무장단체 대원 10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지난달 26일 니제르 군부의 쿠데타 이후 서부 접경 지역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의 공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헬 지역의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급진세력과 연계된 무장단체 활동은 2012년 말리에서 시작돼 2015년부터 니제르와 부르키나파소로 확산했다. 이에 미국은 사헬 지역을 거점으로 한 이슬람 테러집단의 확산을 막기 위해 2012년부터 니제르 군대 훈련과 무장에 5억 달러를 투입했다. 2019년엔 니제르의 도시 아가데즈에 1억 달러를 들여 드론 기지도 건설했다. 군사 기지가 커지면서 이곳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1100명에 달한다. 프랑스도 1500명의 군 병력을 파병 중이며 독일과 이탈리아 병력도 니제르를 거점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니제르에서 쿠데타가 발발한 이후 이런 군사 협력이 중단되고, 향후 협력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 대테러 안보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이번 주 중 캐슬린 피츠 기번 신임 주니제르 미국 대사를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파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엔은 쿠데타로 사회 혼란이 가중되면서 니제르의 식량 불안 상황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식량 위기에 처한 니제르 국민이 지난달 말 300만 명에서 7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