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록' 숨진 20대, 노예였다…죽기 전까지 '전화 100통 걸어라' 실행[영상]

일용직 선배 구타로 갈비뼈 골절·기흉, 허벅 부위 떨어져나가
휴대폰 판매 대리점서 이어진 '악연'…수년전 부터 착취·폭행

JTBC 영상 갈무리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함께 일하던 일용직 선배에게 '헤드록'에 걸려 숨진 20대가 오랜기간 폭행에 시달렸고 선배에게 모든 것을 통제 당한채 일용직으로 번 돈도 거의 받지 못하는 '노예 생활'을 하면서 고추장으로 끼니를 때운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기고 있다.

16일 JTBC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에서 숨진 A씨가 사망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다른 사람에게 10통의 전화를 건 것으로 드러났다. 전화를 받은 C씨는 당시 A씨의 통화 내용을 녹취했고, 녹취된 통화에서 A씨는 아무말 없이 거친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

수사 결과 A씨를 상습 폭행한 B씨가 "전화를 100통 걸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는 자신과 갈등이 있던 선배 C씨를 괴롭히기 위함으로 밝혀졌다.

JTBC 영상 갈무리

또 B씨는 A씨가 숨진 그날 밤 전화 100통을 채우지 못했다며 마구잡이 폭행을 시작했다. 부검 결과 갈비뼈 골절과 기흉, 허벅지 부위가 떨어지는 상처를 입었고, 폭행을 당한 장소는 B씨가 꾸린 주택이었다.

사망한 청년 A씨와 가해자 B씨는 과거 휴대폰 판매 대리점에서 사장과 부하직원으로 만나면서 악연이 시작됐다.

당시 인근에서 일하던 상인들은 A씨가 항상 말라있었고, 주기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 A씨가 일용직 시절엔 모든 수입을 B씨가 관리하는가 하면, A씨는 가족에게까지 돈을 빌려 B씨에게 주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생활고로 인해 맨밥에 고추장으로 끼니를 때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A씨가 이사로 올라와 있는 회사 법인이 있는 것도 확인했다. 경찰에 불법 명의도용이 없었는지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의 아버지는 "눈을 못 감고 있다. 나도 그렇고 그 아이도 그렇다"고 호소했다.

현재 B씨는 상해 치사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유족들은 "A씨가 노예처럼 착취당하다 고의에 의해 살해당했다"며 사건의 전말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