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 거부한 피프티 피프티, 존속 여부 미지수 [이슈&톡]

김지하 기자 2023. 8. 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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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가 결국 골든타임 내 심폐소생을 거부했다.

소속사 어트랙트와의 합의를 거부하며 분쟁을 이어가게 됐다. 멤버들과 부모 모두 여전히 소속사와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비슷한 시기 데뷔한 동료들이 활동에 박차를 가하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을 때, 음악 외적, 특히나 부정적 이슈로 주목받는 시간이 길어지며 그룹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분쟁이 마무리된 후 어트랙트 소속으로 혹은 다른 방법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훼손된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K팝에 전무한 기록을 냈던 걸그룹이 ‘원 히트 원더’(가수가 단 한 곡만 큰 인기를 누린 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을 이르는 말)로 역사에 남을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박범석)는 지난 9일 피프티피프티 멤버 4명이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관련 조정기일을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종결했다.

조정은 법원이 판결에 앞서 당사자 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다. 현장에서 결론을 못 냈지만 재판부는 양측이 추가적으로 소통해 조정 의사를 논의할 것을 권유했고, 당사자들이 이를 받아들여 16일까지 추가로 조정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이날 네 멈버 측은 재판부에 최종 ‘불발’ 의사를 밝혔다. “계약 해제를 전제로 협의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어트랙트 측은 멤버들의 복귀가 전제가 된 협상만을 바라고 있다. 이에 추후 재판부의 강제 조정이 이뤄지거나 재판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4인조인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11월 18일 어트랙트에서 데뷔한 걸그룹이다. 지난 2월 두 번째 활동곡인 싱글 ‘더 비기닝: 큐피드’(The Beginning: Cupid)의 타이틀곡 ‘큐피드’를 발매했는데, 이 곡이 영미권 차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히트를 치며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얻었다.

소위 말하는 ‘중소돌(중소 기획사 소속 아이돌)의 기적’으로 통하며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였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네 멤버가 지난 6월19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어트랙트는 용역업체인 더기버스(대표 안성일)가 배후에 있다고 보고 법적대응을 시작한 상태다. 더기버스 역시 어트랙트 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며 폭로전으로 번지자, 피프티 피프티의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했다. ‘배신’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는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전히 피프티 피프티의 변심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조정까지 불발되자 이러한 분위기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활동 지속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어트랙트의 전홍준 대표는 소송 시작일부터 한 달을 피프티 피프티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대화를 통해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멤버들에게 생채기를 내는 대신, 상황을 잘 수습해 피프티 피프티를 계속 끌고 가고 싶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전 대표가 말한 골든타임을 훌쩍 넘겼을뿐더러, 멤버들이 어트랙트에 돌아갈 뜻이 없음이 명확해지며 현재와 같은 멤버 구성을 가진 피프티 피프티를 다시 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승소로 종결이 된다고 해도 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이나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연매협) 등이 어트랙트를 향한 지지 의사를 밝힌 상황이기 때문, 어트랙트와의 합의 없이 국내 활동을 펼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해외를 주 무대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이들의 주요한 활동처가 될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피프티 피프티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어트랙트에서 앞서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에 그룹명에 대한 상표권을 출권하며 권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이런 상황 속 계속되고 있는 ‘큐피드’의 흥행 소식이 아쉬울 뿐이다. ‘큐피드’는 19일 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25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보다 16계단 역주행하며 해당 차트에 21주 연속 머물렀다. K팝 신기록을 자체 경신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8일엔 미국 가수 겸 배우 사브리나 카펜터가 피처링한 새 버전이 공개된다. 어트랙트가 미국 워너뮤직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성사시킨 이벤트로 신인 걸그룹에게는 ‘역대급’ 기회지만, 이 역시 빛이 발할 위기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로 통하며 가요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 상황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어트랙트 | 피프티 피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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