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판결 부른 ‘코드 대법관’ 폐해[포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치와 사법의 관계는 엄격한 분리를 전제로 한 견제와 균형의 관계다.
비단 삼권분립의 요청에 따라 입법이 사법과 분리돼야 할 뿐만 아니라, 사법의 본질인 공정한 재판은 정치적 중립성을 필수적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이재명 판결, 은수미 판결 등 정치적 판결로 비판된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 법원의 정치적 판결이 계속 늘어난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사법부 코드 인사가 배제되고, 판사의 정치적 중립성이 엄격하게 준수돼야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와 사법의 관계는 엄격한 분리를 전제로 한 견제와 균형의 관계다. 비단 삼권분립의 요청에 따라 입법이 사법과 분리돼야 할 뿐만 아니라, 사법의 본질인 공정한 재판은 정치적 중립성을 필수적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정진석 의원에 대한 법원 판결을 계기로 정치적 판결에 대한 비판이 강해지고 있다. 과거에도 이재명 판결, 은수미 판결 등 정치적 판결로 비판된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 법원의 정치적 판결이 계속 늘어난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정치적 판결은 단순히 판사의 개인적 양심을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헌법 제103조 규정은 헌법과 법률의 객관적 해석에 따른 직업적 양심을 의미하는 것이지, 판사 개인의 정치적 소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판결로 정치한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가 된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첫째, 사법부 코드 인사의 폐해가 뚜렷하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코드 인사이다. 하지만 그 영향은 하급심에도 미칠 수밖에 없기에 이러한 정치적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판결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둘째, 이른바 ‘MZ세대’의 젊은 판사들이 기존 룰을 무시하고 자기주장을 앞세우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런 경향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법원 내에서 정치적 중립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무너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셋째, 정치적 판결로 물의를 일으키고 법복을 벗은 판사들이 국회의원이 되는 경우가 계속되면서 법복을 벗는 데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더욱이 최근에는 법복을 벗은 직후 국회의원이 된 사례가 늘면서 정치적 판결을 부채질한다.
이러한 정치적 판결의 일차적 피해자는 법원이다. 정치적 판결로 인해 사법불신이 계속 심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런 판결을 하는 법원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들까지 나온다. 일부 판사의 정치적 판결이 법원 전체를 궁지로 모는 것이다. 물론 일차적 피해자가 법원이라 해도, 궁극적인 피해자는 국민이다. 판사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공정하지 않은 재판을 하게 되면, 그 재판의 당사자인 국민은 부당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일부 정치인의 문제라고 의미를 축소해선 안 된다. 그 판결의 영향은 국가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법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것은 오로지 공정한 재판을 위한 것이다. 판사의 재판상 독립이 강조되고, 엄격한 신분보장이 인정되는 것도 국민을 위해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정치적 중립성을 깨뜨리면서 사법의 독립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다.
물론 판사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 기본권을 갖는다. 하지만 개인으로서 정치적 기본권을 누리는 것과 공직의 수행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것은 별개다. 그래서 직업적 양심이 강조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사법부 코드 인사가 배제되고, 판사의 정치적 중립성이 엄격하게 준수돼야 한다. 그리고 판사가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 일도 퇴직 후 일정 기간 금지돼야 할 것이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月 1600만원 생활비로 아내는 성매매”…‘기러기’ 아빠는 과로사
- 前수영선수 정다래, 남편 전처 괴롭힘에 ‘명예훼손’ 고소
- 국힘 천하람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공천하면 지도부 망할 것”
- 모래놀이 하던 초등생이 주운 작은 은색 물체…1800년 전 로마 제국 시기 은화
- 전투 가르치니까?…용병기업 바그너그룹, 벨라루스서 ‘교육단체’로 등록
- 살인율 전세계 최고라는 이 나라…살인·강도 갱단원에 징역 694년 ‘철퇴’
- 윤 대통령, 부친상 ‘조의 전화’ 계기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통화
-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모텔에서 단체로 마약한 20대 女 사망
- 불 붙은 ‘이동관 vs 방송사’ 충돌…이동관측, MBC 맹공·YTN 형사고소
- 멈추지 않는 ‘비키니 라이딩’… 처벌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