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SK이노 등급전망 상향조정 배경 살펴보니

양효석 2023. 8. 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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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배터리사업 수익전망 밝게 분석
SK이노 재무리스크 방어 기대도 반영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16일 SK이노베이션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의 등급전망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렸다. 

동시에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과 SK지오센트릭의 Baa3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여기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살펴봤다. 

신용등급과 신용등급전망

무디스는 기업의 신용등급을 Aaa부터 C까지 나누고 원리금 상환능력이 얼마나 높은지를 평가한다. 기업의 신용등급은 기업발행 회사채 신용등급인 셈이다. 

그러나 신용등급은 기업의 종합적인 성적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회사채에 대한 상환 능력이 기업의 건전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전망은 이런 신용등급을 향후 어떻게 조정할지 예고하는 성격을 지닌다.  

등급전망은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긍정적', 현재 신용등급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는 '안정적',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부정적'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긍정적' 등급전망이 나온 뒤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다. 

즉 SK이노베이션·SK지오센트릭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조정 됐다는 것은 당분간 Baa3 신용등급에서 하락할 위험성이 사라졌다는 긍정적 시그널이다. 

SK이노, 긍정 시그널 'SK온 배터리 수익전망'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2022년 5조원에서 2023년 4조원으로 감소했다가 2024년 5조7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23년 EBITDA 감소전망에는 상반기 중 발생한 재고 관련 손실과 정유사업 마진 약세가 배터리 사업의 이익 회복효과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반면 2024년에는 배터리 사업의 추가 수익 성장에 힘입어 EBITDA 상승전망을 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은 2023년 상반기 배터리 사업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은 후 운영효율 개선과 대규모 세액공제(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세액공제)혜택에 힘입어 이후 12∼18개월 동안 관련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세액공제혜택 규모는 2023∼24년 중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순부채가 2022년말 16조8000억원에서 2024년말 25조2000억원으로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EBITDA 전망이 2024년 올라가면서, EBITDA 대비 순부채가 2023년 5.0배에서 2024년 4.5배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배터리 사업 리스크는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이 재무리스크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했다.

SK지오센트릭 변신에도 긍정평가

SK지오센트릭은 SK종합화학 시절이던 지난 2020년 울산의 나프타분해공정(NCC)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이 시설은 1972년 세워진 국내 첫 석유화학공장이다. 고무 플라스틱 소재로 쓰이는 올레핀을 매년 20만t씩  생산한 곳 이었다.  가동중단 이유는 경제성 악화다. 과거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자체 생산비중을 높이면서 경쟁이 힘들어졌다. 사업전환을 위한 과감하고 빠른 판단이었다.  

대신 2021년 9월 사명을 바꾼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재활용 위주의 친환경 사업자로 변화를 선언했다. 5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세계에서 가장 큰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를 올 하반기 착공, 2025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무디스는 사업전환 과도기에 있는 SK지오센트릭 이익이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물론 NCC 산업현황을 감안할 때 이익상승 수준은 낮다. 

이 기간 경영현황을 감안,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배당금도 지급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모회사의 강력한 지원가능성이 높다고 무디스는 분석했다. 

무디스는SK지오센트릭의 EBITDA 대비 순부채가 2022년 9.5배, 2023년 5.4배, 2024년 4.8배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효석 (hsy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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