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기강잡기' 속 내주 새 당협위원장 발표…국힘, 총선 긴장감 ↑

당내 의원들 겨냥해 의원총회에서 경고
"구멍 뚫을 사람 공천 안주면 되지 뭘 이렇게 시끄럽게"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열린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강력범죄대책 마련 현장방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8.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둔 가운데 당내 불협화음을 수용하지 않겠다며 기강 잡기에 나섰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철규 사무총장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함께 타고 있는 배에 구멍을 내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 당 안팎에서 나오는 총선 위기론을 비롯해 당의 입장과 다른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단일대오를 형성해도 모자랄 판에 분란의 씨앗을 만들 경우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이 사무총장의 발언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하기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도 공천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 사무총장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 부친상 빈소가 있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느냐'는 질문에 "당원들은 국민의 얼굴 아니냐"며 "언행을 조심하자는, 함축한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한 발언이나 의원을 지목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현역 의원을 겨냥하지 않았다면 의원총회에서 이런 발언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게 복수의 당 소속 의원들의 입장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민주당과 지지율이 비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윤상현, 하태경 의원 등은 총선 수도권 선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다만 총선 공천을 앞두고 '발언 자제령'이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무슨 취지인지는 알지만 결과론적으로 당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게 됐다"며 "배에 구멍을 뚫은 사람이나 구멍을 뚫을 사람은 공천을 주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 뭘 이렇게 시끄럽게 만드냐"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이 사무총장이 "물론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이철규 의원이나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과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은 인식의 차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오는 24일 사고당협 당협위원장 인선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36개 전체 사고당협 당협위원장은 아니라도 일단 결정, 보류 지역 등을 발표,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 소속 의원들도 11월말 예정인 당무감사 실무 준비에 나서는 등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