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스크에 韓 수출·환율 악영향 우려… '상저하고' 타격 받나

박슬기 기자 2023. 8. 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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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모습./사진=뉴스1
중국 부동산발 경기 침체 우려로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중국 3년 연속 5% 성장 밑도나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증가율 전망치를 6.4%에서 4.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내년의 경우 4.2%까지 낮췄다.

JP모건체이스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은행들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게 잡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5%로 이전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며 미즈호는 5.0%로 0.5%포인트 내렸다.

스탠더드차타드(5.4%), UBS(5.2%) 등은 기존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중국 부동산 업계의 도미노 디폴트(부도) 위기가 연일 부각되는 데다 중국 경제 침체의 신호가 강해지면서 추가 하향 조정이 있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특히 내년에도 중국 경제 성장률이 낮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JP모건 체이스는 4.2%, 바클레이즈는 4% 이하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은 지난해 3.0%에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5% 성장을 밑돌게 되는 셈이다. 이는 마오쩌둥 집권기(1949~1959년) 이후 처음으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중국 성장이 위태로운 배경엔 흔들리고 있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지목된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GDP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은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달러(약 300억원)를 갚지 못했다.

30일이라는 유예 기간 안에 이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 사태에 빠진다.

내년 초 만기가 도래하는 비구이위안과 계열사 채권 잔액은 2조8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영 부동산 업체인 위안양(시노오션)도 최근 채권 이자 2094만달러(약 280억원)를 갚지 못해 디폴트 위기를 마주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의 디폴트 위기 불안감이 금융권으로 확산하면서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단기 정책 금리를 0.1~0.15%포인트 하향하고 16일에는 단기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을 2970억위안(약 54조원)의 유동성(자금)을 공급하며 소방수 역할에 나섰지만 금융시장에선 경기 침체의 불씨를 꺼뜨리진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흔들


이에 한국을 비롯해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실물경제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주저앉은 모습이다. 16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6.05포인트(0.82%) 떨어진 3150.13, 대만 자추엔지수는 8.02포인트(0.05%) 하락한 1만6446.78에 거래를 마쳤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251.81포인트(1.36%) 내린 1만 8329.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472.07포인트(1.46%) 내린 3만 1766.82에 장을 마감했다.

원화 가치도 중국 위안화 약세와 동조화되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3분쯤 연고점(1343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5월 17일 기록한 연고점(1343원)을 터치한 셈이다.

중국 리크는 한국 수출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은 '상저하고'를 기대했지만 중국 위기 우려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잡아 이를 달성하려면 올 하반기 1.7%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대외여건이 악화한 것이다.

특히 대중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중국이 부채를 태워서 성장을 해온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이미 상저하고는 물건너 갔다고 보고 있고 지금까지 한국은 중국의 성장에 올라타 성장해왔지만 하루 빨리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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