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불법 계좌까지…고개 숙인 국민·경남·대구은행장(종합)
윤호영 "카뱅 주담대 자산의 2%밖에 안 돼"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은행권에서 최근 잇따라 횡령·불법 증권 계좌 개설 등 내부통제 문제가 발생하자 은행장들이 연신 고개를 숙였다.
금융감독원은 17일 17개 은행이 참석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달 말까지 은행의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해 은행장 주관하에 종합 점검을 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늘어나는 가계부채 상황도 종합 점검을 요구했다.
◆고개 숙인 은행장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간담회가 끝난 후 고객 정보를 동의 없이 활용해 불법 증권 계좌를 개설한 문제와 관련해 "고객과 금융당국에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서 앞으로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금융권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지배구조 시스템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횡령 문제가 불거진 경남은행도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지난 4월 취임한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어쨌든 일어난 시기를 떠나서 현직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관련 업무를 담당한 임원으로 가장 먼저 직무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감원에서 진상 조사 중이어서 다음에 조사가 나오면 정리를 해드리겠다"라며 최고경영자(CEO) 책임론에 대해선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경남은행은 한 직원이 15년간 투자금융부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하며 562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경남은행은 CRO를 직무 배제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최근 기업 고객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 매매로 127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득한 직원들의 비리와 관련해 "수사 중이어서 몇 명이 연루됐는지는 모르겠다"며 "명확하게 진실 규명이 되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이달 말까지 은행 내부통제 자체 점검 지시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의 내부통제 체계가 전사적으로 실효성이 있는지 은행장 주관으로 직접 종합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은행들은 오는 31일까지 점검 후 은행장 확인을 서명해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최근 사례를 보면 자체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져 사고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 부원장은 "금감원 검사 시 실시하는 경영 실태 평가에서 내부통제 평가 부문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 협의를 거쳐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책무구조도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조기에 입법하도록 금융위원회와 함께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금감원 정기 검사에서 본점과 영업점 현물 검사를 확대해 내부 통제에 경각심을 높일 방침"이라며 "은행 자체 점검이 실효성 있게 이뤄지도록 금감원 차원에서 교차 검증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은행들은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가계대출 취급 실태를 종합 점검한다. 점검의 범위는 ▲대출 규제 준수 여부 ▲담보 가치 평가·소득 심사 등 여신 심사의 적정성 ▲가계 대출 영업 전략·관리 체계 ▲고정 금리·분할 상환 방식 등 질적 구조 개선 관리 현황 ▲가계 대출 관련 IT 시스템 점검 등이다.
◆윤호영 "카뱅 주담대 자산 2%밖에 안 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가계부채의 주범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체 자산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안 된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는 맞춰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에서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우려하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월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상반기 말 기준 17조3천억원(전세대출 포함 기준)으로 지난해 말 13조3천억원보다 4조원, 약 30%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던 우리은행의 조병규 행장은 "지금이 제일 안 좋으니 이제 실적이 좋아질 것밖에 없다"며 "잘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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