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GM공장 인수...세계 빅3시장서 퀀텀점프
GM인도법인과 탈레가온 인수 계약
인도 車시장, 中과 美 이어 세계 3위
현지 생산능력 100만대로 확대 기대
현대자동차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올해 인도 정부와 ‘조 단위’ 투자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제너럴모터스(GM)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사들이며 현지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보다 인도에 무게중심을 실어 글로벌 판매를 끌어올리려는 전략도 엿보인다.
현대차는 16일(현지시간) 인도 하리야나주 구루그람에 있는 현대차인도법인(HMI)에서 GM인도법인(GMI)과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인도 현지 외국 자동차 공장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탈레가온 공장은 기존 연간 약 13만대 수준의 완성차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 등 선결 조건 달성 후 취득 절차가 완료되면,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 측은 탈레가온 공장 인수 추진 배경에 관해 “GMI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는 급성장 중인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고, 빠르게 진행될 현지의 전동화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보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가운데 인도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도 정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향후 10년간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설비 현대화 등에 2000억루피(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달 초 직접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을 찾아 현지 임직원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정 회장의 인도 방문은 4년여 만이자,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가파른 성장세와 현지 시장이 가진 잠재력 때문이다. 현대차의 현지 점유율은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다. 지난해 55만2511대를 판매해 14.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34만6711대(점유율 14.6%)를 판매하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아의 성장 속도도 빠르다. 2019년 인도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첫발을 내디딘 기아는 현지 진출 4년 만인 지난달 누적생산 100만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 시장의 잠재력도 상당하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이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인도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인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을 펼치며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자국 내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시장 규모도 매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 규모는 약 4만8000대다. 승용차 부문 내 비중은 1.2%에 불과하지만, 2021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커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판매량은 4만6650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 수준에 이른다. 2030년에는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외에도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가 인도 시장에 시선을 돌리는 것 역시 인도 시장의 잠재력과 무관하지 않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투자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가 중국과 국경 분쟁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의 진입이 사실상 가로막혀 있다는 점에서도 투자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실제 중국 BYD는 최근 인도에 10억 달러(약 1조3395억원)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제시했지만, 인도 정부의 거부로 무산됐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통해 생산능력 확대뿐만 아니라 인도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기차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 생산능력이 추가된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 소비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잠재력이 크지만, 자동차 관련 부품이나 각종 자재에 관한 수입 관세율이 다른 시장과 비교해 매우 높다”며 “현지 생산라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이유도 높은 관세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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