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42호포 폭발, 혼신의 스윙 '헬멧까지 벗겨졌다'→175㎞ 총알타구 '쾅!'... '아깝다 노히터' 투수전 속 팀은 연패 탈출 [LAA 리뷰]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17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1회 초 헬멧이 벗겨지며 스윙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17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1회 초 홈런을 터트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헬멧까지 벗겨질 정도로 혼신의 스윙을 담아 친 공이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오랜만에 기록한 멀티히트는 덤이었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팀의 2번 지명타자로 출전, 4타석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지난 8일 샌프란시스코전(4타수 2안타) 이후 9일 만에 2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또한 시즌 42호 홈런을 터트리며 아메리칸리그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메이저리그 전체 1위 맷 올슨(애틀랜타, 43홈런)과 격차도 1개로 좁혔다.

지난 14일 휴스턴전에서 대포 가동을 재개한 오타니는 이날 3일 만에 다시 홈런포를 폭발했다. 1회 초 첫 타석에 들어선 그는 텍사스 선발 존 그레이의 2구째 높은 패스트볼에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강한 스윙을 날렸다. 힘이 실린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가운데 담장을 향했다. 중견수가 타구를 쫓아갔지만 잡을 수 없었고,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오타니 쇼헤이가 17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1회 초 솔로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17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1회 초 솔로홈런을 때려낸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의 이 홈런은 타구 속도 109.1마일(약 175.6㎞), 발사각 32도로 날아간 비거리 437피트(약 133m)의 대형 아치였다. 오타니는 홈런이 될 줄 몰랐던 듯 공을 때려낸 후 1루로 화들짝 뛰어나갔지만 타구는 담장을 넘겼다.

이후 오타니는 빠른 발을 과시하며 안타를 추가했다. 3회 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그는 날카로운 파울타구를 만들며 상대를 위협하더니 3루 쪽 땅볼을 쳤다. 좌타자 상대 수비 시프트를 하던 텍사스 수비진에 걸렸지만, 다소 여유있게 처리하는 사이 오타니가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아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렇듯 찬스를 만들고도 다음 타자 브랜든 드루리의 병살타가 나오며 오타니의 득점 기회도 허망하게 사라졌다.

5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오타니는 경기 후반 다시 한번 안타를 추가했다. 8회 초 1사 후 4번째 타석에 들어선 그는 텍사스 2번째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의 시속 103.1마일 몸쪽 깊은 싱킹 패스트볼에 방망이가 밀렸다. 유격수 코리 시거가 타구를 잡아낸 후 재빨리 1루로 송구했지만 이번에도 오타니의 발이 이겨내며 내야안타가 됐다.

이 안타로 오타니는 오랜만에 3안타 경기를 달성했다. 오타니가 1경기 3안타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달 18일 뉴욕 양키스전(4타수 3안타 1홈런) 이후 한 달 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드루리가 삼진, 마이크 무스타커스가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오타니의 안타는 헛된 출루가 됐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6월 15홈런, 7월 9홈런을 때려내며 '광란의 초여름'을 보냈던 오타니는 8월 들어 다소 지친 기색이 드러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8월 들어 단 2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지난 4일 시애틀전 홈런 이후로는 8경기 동안 침묵을 이어갔다. 그 사이 빅리그 홈런 전체 1위도 올슨에게 넘겨줬다.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전 선발 등판에서는 1회부터 포수와 감독을 마운드로 부르는 등 힘든 기색이 드러냈다. 그럼에도 6이닝 1실점(0자책)으로 쾌투를 펼쳤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이 "오타니는 지금 피로한 상태다. 16일 동안 16경기를 쉴 틈 없이 나갔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홈런포를 재가동한 데 이어 이날 맹타를 휘두르면서 오타니는 기력을 회복했음을 기록으로 증명했다. 시즌 55홈런 페이스를 보여주는 오타니는 개인 최다 홈런(46개, 2021년) 기록까지 단 4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17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 선발 리드 데트머스. /AFPBBNews=뉴스1

경기는 에인절스가 2-0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에인절스는 2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에인절스 선발 리드 데트머스는 7⅓이닝 1피안타 4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앞선 2경기에서 모두 7자책을 기록하며 흔들렸던 그는 이날 7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으며 호투를 이어갔다. 지난해 한 차례 노히트 노런 기록이 있던 그는 기록 도전을 위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러나 1아웃을 잘 잡아낸 후 마커스 시미언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으며 데트머스의 노히트 행진은 28타자 만에 끝나게 됐다. 투수를 레이날도 로페즈로 교체한 에인절스는 고의4구 작전을 펼쳤고, 로페즈는 후속 두 타자들을 삼진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데트머스의 실점을 막아냈다.

한 점 차로 힘겹게 리드를 잡던 에인절스는 9회 초 포수 맷 타이스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때려내며 1점 더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이어 마무리 카를로스 에스테베스가 9회 말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하고도 끝내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리드 데트머스(오른쪽)와 맷 타이스.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