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무너진 순간이었지만…한강서 9492명 마음 돌렸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3. 8. 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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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생명의전화’ 운영 12년
자살위기상담 총 9492건 진행
119와 자살위기 2103명 구조
10·20대가 전체 중 60% 차지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사진 제공 = 연합뉴스]
“구직을 위해 서울로 왔지만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고 살기가 쉽지 않네요. 신용이 좋지 않아 대출받기도 어렵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너무 힘듭니다.”

“열심히 취업준비 중인데 취직이 너무 힘들어요.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고 저 혼자 서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고 있는데 생활비도 감당할 수가 없어요.”

‘SOS생명의전화’로 걸려온 실제 자살위기상담 내용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운영 12년차를 맞은 SOS생명의전화 누적 상담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지난 201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SOS생명의전화 상담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총 9492건의 자살위기상담이 진행됐으며, 이 중 투신 직전의 자살위기자를 구조한 건수는 2103명에 달한다.

SOS생명의전화는 자살을 고민 또는 시도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강 교량에 설치된 긴급 상담 전화기다.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20개 교량에 총 75대의 SOS생명의전화를 설치하고, 한국생명의전화와 함께 365일 24시간 전화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상담 시 긴급상황이 감지되면 119 구조대 및 경찰과 연계해 생명 구조 작업을 진행하며 상담과 구조가 동시에 이뤄지는 종합 자살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월별 자살사망 통계 및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자살 사망자 수는 322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경제적 변화로 자살률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재단은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자살의 기로에 놓인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SOS생명의전화를 운영하며, 한국생명의전화와 소방, 경찰 등 관계 기관과 협업하며 자살예방 종합대응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SOS생명의전화 소방-경찰 핫라인 연계를 통한 자살시도자 구조율은 2022년 기준 무려 99.6%에 이른다.

SOS생명의전화 이용자 성별을 보면 남성이 5404명(57%)으로 여성 3411명(36%)에 비해 1993명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075명(32.4%), 10대 2642명(27.8%), 30대 616명(6.5%) 순으로 나타났으며, 10대와 20대 이용자가 전체 중 60%를 차지했다.

상담 유형의 경우 친구 및 이성, 직장생활 등 사회적 관계 맺기에 어려움이 있는 대인관계·적응 관련 상담이 2399건(20.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진로 및 학업 관련 고민 2185건(18.4%), 무력감, 고독 등 인생 관련 상담이 1845건(15.6%)으로 뒤를 이었다.

SOS생명의전화를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는 교량 내 인적이 드문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2445건(25.8%)이었으며, SOS생명의전화로 위기 상담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온 곳은 마포대교가 5609건(59.1%)으로 가장 높았다.

생명보험재단은 2007년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9개의 생명보험사들이 협력해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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