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풀어낸 윤 대통령 결단…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까지

윤 대통령,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 위해 17일 출국
북핵·공급망·첨단기술 등 협력 제도화 전망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한미일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첫 단독 3자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일 3각 공조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외교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캠프 데이비드로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일 3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북핵·공급망·첨단기술 등에서 협력을 제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안보 관련해서는 3국 정상회의 및 연합 군사훈련 정례화,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의 조속한 개시 등을 담은 '공동성명'(Joint Statement) 및 '캠프 데이비드 원칙'(Principles)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한미일이 '신(新)삼각공조' 단계로 나아가는데는 윤 대통령의 과감한 정치적 결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정부 시절 파탄 직전까지 갔던 한일 관계를 개선한 것이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로 이어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고 밝히며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일 양국 사이에 과거사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았고 상호 간 경제·안보 제재가 지속되던 상황이었기에 윤 대통령의 이와 같은 메시지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비전을 갖고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정부는 강제징용 해법을 발표했고 이를 계기로 한일 관계는 빠르게 풀려가기 시작했다. 3월 중순 윤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셔틀외교, 화이트리스트 복원 등에 합의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의 토대가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를 계기로 양국이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가졌고, 5월에는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성사되기도 했다.

한일 사이에는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직접적인 사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이 남아있다. 하지만 한일 양국의 관계는 빠르게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미국도 개선된 한일 관계에 환영의 뜻을 보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 소통 조정관은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한민국의 일본과 양자 관계 개선에 있어서 윤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일 3자 관계 강화 열망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꼬여있던 한일 관계가 풀리면서 한미일 공조도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한미일 3국 정상은 G7 당시 한자리에 모였다. 다자회의 특성상 오랜 시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3국 공조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정상들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한미일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가 다자회의 없이 독자적으로 열리고, 캠프 데이비드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