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미술가 임옥상 10년 전 강제추행 유죄..."피해자, 정신적 충격 상당해"

강제추행 혐의...1심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
재판부 "죄책 가볍지 않아⋯피해자로부터 용서 받지 못해"

'1세대 민중미술작가'로 불리는 임옥상(73) 화백이 10년 전 강제추행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오늘(17일) 임 화백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습니다.

임 화백은 2013년 8월 자신의 미술연구소에서 일하던 직원 A씨를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추는 등 추행한 혐의로 지난 6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추행 정도, 범행 후 경과를 비춰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임 화백이 반성하고 있고 2천만 원을 공탁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달 최후변론에서 "10년 전 순간의 충동으로 잘못된 판단을 해 피해를 줬다.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혐의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임 화백은 50여년 간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비판적 작품을 내놨습니다.

2017년에는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 모습을 담은 대형 그림 '광장에, 서'가 청와대 본관에 걸렸습니다.

임 화백이 혐의를 시인하면서 국회의사당 등 공공기관에 걸려있는 그의 작품은 최근 대거 철거됐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ungjilee@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