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봤더라···‘감독 정우성’의 아쉬운 장편 연출 데뷔작 ‘보호자’[리뷰]
어둠의 세계에서 일하다 감옥에 간 남자. 10년 만에 세상에 나와보니 자신에게 어린 딸이 있단다. 남자는 지난날을 후회하고, 딸을 위해 ‘평범하고 좋은 사람’이 되려 한다. 하지만 과거 그가 몸담았던 조직은 남자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보호자>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다. 딸을 보호하려는 주인공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의 쫓고 쫓기는 액션이 영화의 큰 뼈대를 이룬다. 조직의 보스 응국(박성웅)의 지시에 따라 수혁을 감시하던 2인자 성준(김준한)은 일명 ‘세탁기’라 불리는 2인조 청부살인업자 우진(김남길)과 진아(박유나)에게 수혁의 제거를 의뢰한다.
배우 정우성의 장편 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2014년 단편 영화 <킬러 앞의 노인>으로 감독 데뷔를 한 정우성은 우연한 기회에 장편 영화의 메가폰을 잡았다. 당초 연출을 맡았던 신인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하차하면서 주연인 정우성이 이를 넘겨받았다.
정우성은 지난 9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는 너무나 클리셰”라면서도 “여러 영화에서 봐 온 소재지만 저만의 방향성이 있었다. ‘정우성다운’ 연출은 어떤 것인지 보여줘야 하고 실행해야 했으며 결과물로 만들어내야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인물 간 관계나 전사에 대한 설명보다 액션물로서 쾌감을 선사하는 데 대부분 에너지를 쏟는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허명행 무술 감독이 디자인한 액션을 정우성은 길쭉길쭉한 팔다리로 시원하게 소화한다. 우진이 개조해 만든 못이 연사되는 장총은 일종의 ‘양감(量感)’을 가진 무기로서 실감을 더한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와 호텔 로비, 터널, 우진·진아의 은신처로 이어지는 액션은 개성을 지니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다.
수혁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 찬 2인자 성준 역의 배우 김준한은 새로운 빌런의 얼굴을 보여준다.
영화 속 수혁은 ‘평범하게’라는 말을 여러 차례 되뇐다. 수혁이 바라는 삶의 형태를 요약하는 이 단어는 영화가 지닌 평범성을 외려 강조하고 만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7분.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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