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부터 수업 방해 학생 “핸드폰 압수, 퇴실 조치”…유치원도 ‘퇴학’ 가능해져

교육부, 학생생활지도 고시안 2학기부터 시행
수업 방해 학생 휴대전화 압수 가능해
방해 수위 높으면 퇴실·징계 조치까지
유치원도 규칙 제정해 교원 활동 보호

2학기부터 휴대전화 사용이 수업에 방해된다면 압수·보관 조치가 가능해진다. 이미지투데이

교사는 2학기부터 학교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거나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교사와 학부모는 서로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담 날짜·시간 등을 미리 협의해야 하고, 교사는 근무 시간이나 직무 범위 밖의 상담을 거부할 수 있다. 

상담 중에 폭언·협박·폭행 등 교사가 상담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중단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당국은 지난해 12월 ‘초·중등교육법’를 개정하고 올해 6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손보면서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법제화했다.

이어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초등학교의 교사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교권 침해로 논란이 커지자,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의 범위·방식 등을 담은 고시를 만들어 2학기부터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8월1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제4차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한 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참여한 교사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초·중·고교서 휴대전화 압수 가능…수업 방해하면 ‘퇴실’=초·중·고교 교원은 교사의 수업권과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함께 보장하기 위해 수업 방해 물품을 분리·보관할 수 있게 된다.

교사는 교육목적 사용이나 긴급상황을 제외하고는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원칙’을 지키지 않는 학생에게 주의를 줄 수 있다. 학생이 교원의 정당한 지시에 불응하면, 휴대전화를 압수해 보관할 수도 있다.

수업을 방해하는 정도가 심하다면, 학생을 붙잡는 등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교실 안팎으로 분리할 수도 있게 된다.

또한, 학생이 계속해서 생활지도에 불응한다면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간주해 보고·조치할 수 있다. 별도로 학교장에게 징계 요청도 가능해진다.

이때 학생·보호자의 권리가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학생·보호자는 학교·교원의 조치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전문가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교원은 보호자에게 검사·상담·치료를 권고할 수 있다.

최근 정서·행동장애 등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늘고 있지만 보호자가 상담이나 치료를 거부하거나 과도한 배려를 요구하는 일이 적지 않아 다른 학생의 학습권이 위협받는다는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도 자체 규칙을 정해 교원 활동을 보호할 수 있다. 이미지투데이

◆유치원도 학부모가 교권 침해하면 유아 '퇴학' 가능=유치원 교사도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장받는다.

교육부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유치원 교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안)’도 제정하기로 했다.

원장이 교원의 교육활동의 범위, 보호자 교육·상담, 교육활동 침해 시 처리 절차 등을 유치원 규칙으로 정할 수 있다. 이어 이를 보호자에게 안내한 뒤, 규칙 준수 동의를 받아 교육지도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

보호자가 교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다면, 유치원 규칙에 따라 해당 유아는 출석정지, 퇴학, 보호자 교육·상담 이수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시도교육감은 보호자가 상담을 요청하더라도 상담이 제한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보호자가 아닌 사람의 상담 요청,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담, 근무시간 밖 시간에 상담 등 부당한 상담 요구로부터 유치원 교원을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18~28일 행정예고를 거쳐 의견을 모으고 이번 2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9월1일 고시를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고시가 무너진 교실을 바로 세우고 균형 잡힌 ‘모두의 학교’를 만들어 학교를 학교답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원이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에 임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학생생활지도의 기준을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