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금융사고에 고개숙인 은행장들 "심려끼쳐 송구…재발방지 만전"(종합)

KB·경남·대구은행장, 직원 비위 발생 사과하고 고객 신뢰회복 약속
윤호영 카뱅 대표 "가계대출 확대 주범 아냐…중저신용자 대출 지속"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 등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8.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김형준 기자 = 최근 은행권에서 내부통제 부실로 직원 비위 등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해당 은행장들이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17일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 주재로 열린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일부 직원이 상장사 미공개 정보로 1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것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명확하게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직원들의 조직적인 비위 행위 가담 여부와 관련해선) 아직 수사 중인 단계로, 몇 명이 연루됐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경탁 경남은행장도 부장급 직원이 수 년간 56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을 횡령·유용한 사실이 적발된 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객님들의 신뢰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에서 진상 조사 과정에 있는 단계로, 추후에 조사가 나오면 정리를 하겠다. 사고 금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사고 발생 시기를 떠나 현직 은행장이기에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고 부연했다.

황병우 대구은행장도 "증권계좌 개설과 관련한 사고에 대해 우리 고객분들과 금융당국에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8일 외부 제보 등을 통해 대구은행 직원 수십명이 몰래 고객의 문서를 위조해 1000여개의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개설한 정황을 파악한 상태다.

황 행장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저희들이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서 앞으로 이런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DGB대구은행이 금융권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잇따른 은행권의 금융사고 발생에 대해, 은행장이 직접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확인 서명을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관련해서는 일선 영업현장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현행 대출규제 및 여신심사 절차 등이 제대로 준수되는지 철저히 점검‧관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가계대출 확대의 원인 중 한 곳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지적을 받는 것과 관련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가계부채 확대의 주범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 대표는 "전체 자산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안 된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는 맞춰 가고 있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