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위협하다 바닥에 '툭'…상대방이 가로채 살해 '징역 10년'

/사진=뉴스1

함께 술을 마시다가 말다툼이 생기자 흉기를 들고 위협하던 지인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1부(최환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9)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20일 오전 3시께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지인 B씨(28)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전날 밤부터 친구 소개로 만난 B씨 등과 함께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당시 두 사람은 평소 알고 있던 선배에 대한 문제로 시비가 붙어 말다툼을 벌였다.

B씨는 흉기를 들고 A씨를 위협했다. B씨가 몸싸움하다 흉기를 떨어뜨리자 A씨는 이를 집어 들고 B씨를 여러 차례 찔렀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면서도 "피해자가 A씨를 흉기로 위협해 우발적으로 범행이 일어난 측면이 있다. 유족도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판시했다.

A씨와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 측에서 유족들에게 사죄해 용서받았다"면서도 "A씨의 범행 방법이 양형 기준상 가중적 요소로 삼을 만큼 잔혹하다. 피해자가 싸움 촉발한 점을 고려해도 항소심에서 감형 사유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