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환경단체 日오염수 방류 금지 소송 '각하'…재판부 "소송 부적법"

이동민 기자 2023. 8. 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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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상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부산 환경단체가 도쿄전력을 상대로 낸 방류 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각하했다.

17일 오전 부산지법 민사6부(부장판사 남재현)는 부산환경운동연합이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홀딩스 주식회사(도쿄전력)를 상대로 낸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청구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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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규제 요구 어려워…국제재판관할권 없다"
환경단체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적신호"
[부산=뉴시스] 이동민 기자 = 17일 오전 부산환경단체가 도쿄전력을 상대로 낸 日오염수 방류 금지 소송 판결 직후 부산지법 입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3.08.17. eastsky@newsis.com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상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부산 환경단체가 도쿄전력을 상대로 낸 방류 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각하했다.

17일 오전 부산지법 민사6부(부장판사 남재현)는 부산환경운동연합이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홀딩스 주식회사(도쿄전력)를 상대로 낸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청구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주장한 방사능 오염수 배출이 런던협약·의정서(해양오염방지협약에 대한 1996년 의정서)에 대해 도쿄전력도 이를 준수해 오염수 방류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 재판규범성이 없어 법원이 이를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런던협약·의정서는 이를 체결한 국가들 사이의 국제법상의 권리·의무와 국제법적 분쟁해결절차를 규율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협약 당사국의 국민이 다른 협약 당사국의 국민을 상대로 금지 청구 등의 규제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 측이 민법 제217조 제1항을 근거로 국내 거주자의 지위에서 일본에 토지를 소유한 피고를 상대로 생활방해의 금지를 구하고 있는 점에 대해 국제재판관할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217조 제1항에 따르면 토지소유자는 이웃 토지의 사용을 방해하거나 이웃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적당한 조처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집행의 대상이 모두 일본에 소재해 이 법원의 판결에 의한 집행의 실효성이 뚜렷하지 않다"면서 "법의 규정과 대법원 판례의 해석 태도 등에 비춰 판단해봤을 때 원고의 소송은 부적법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 직후 부산환경운동연합과 부산고리2호기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부산지법 입구 앞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 '정치적 판결'이라고 비판하며 유감을 표했다.

박상현 활동운동가는 "사법부의 선고를 존중하면서도 대한민국의 주권을 내팽개친 이번 선고에 대해 '정치적 판결'을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사법부가 국가간 협약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신의와 조약 의무를 저버리도록 용인해줬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고의 각하 결정으로 해양생태계 오염과 파괴, 어민의 시름을 가속화하고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부산환경운동연합은 2021년 4월 22일 오전 부산 동구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소녀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전력을 상대로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부산환경운동연합은 22일 오전 부산 동구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소녀상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홀딩스 주식회사를 상대로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 뒤 일본총영사관 측에 소장 전달을 시도하고 있다. 2021.04.22. yulnet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eastsk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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