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한다며 인분 먹이는 등 가혹행위한 목사, 항소심 시작… 1심선 실형

가혹 행위를 방치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빛과진리교회 담임목사의 항소심이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 2020년 수사 당시 압수수색 당했던 빛과진리교회. /사진=뉴스1

리더 선발 교육 훈련을 명분으로 교인들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 행위를 한 것을 방치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빛과진리교회 담임목사에 대한 항소심이 시작된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1-2형사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이날 오후 강요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64) 목사의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연다. 김 목사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지난 2018년 10월까지 종교단체 리더 선발 교육 훈련을 고안하고 총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교회 훈련 조교 리더들이 참가자들에게 가혹 행위를 하도록 방치한 혐의로 받는다.

훈련 조교 리더들은 지난 2018년 5월 진행된 훈련 참가자들에게 인분을 먹이는 가혹 행위를 했다. 이밖에 약 40㎞ 거리를 걷도록 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가마에서 버티기와 매 맞기, 엎드려뻗치기 등의 가혹 행위를 강요한 정황도 파악됐다.

지난 2월 1심에서 법원은 김 목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 목사가 고안해 낸 훈련은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도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뿐"이라며 "충실한 믿음을 가진 교인을 양성한다는 명목하에 훈련 조교들이 훈련 참가자에게 비이성적인 행위를 강요하는 것을 담임목사는 방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교회의 구조와 리더, 교인 간의 수직적 관계를 고려하면 참가자들이 자의로 훈련에 참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설령 자의로 참가했더라도 훈련 내용을 보면 죄질이 경감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빛과진리교회의 가혹 행위 사건은 해당 사건의 피해자들이 지난 2020년 4월 검찰에 고소하며 세간에 알려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북부지검으로부터 수사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고 경찰은 지난 2021년 2월 강요 등 혐의로 김 목사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훈련 조교 리더 2명은 강요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윤지영 기자 y2ung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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