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이익보다 판매"라더니…테슬라 中서 가격 또 1100만원 뚝↓

윤세미 기자 2023. 8. 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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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중국에서 자동차 가격을 또 내렸다.

테슬라는 14일 북미에서도 주행거리와 가격을 함께 낮춘 모델S와 모델X의 '스탠다드레인지' 버전을 새로 선보인 바 있다.

자동차 컨설팅회사 조조고의 마이클 던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는 수요 둔화에 처한 중국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이어가는 것으로 확신하는 것 같다"면서 "이는 다른 경쟁자들에게 큰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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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주차장에 있는 테슬라 충전소에서 테슬라 차량이 충전되고 있다./AFPBBNews=뉴스1

테슬라가 중국에서 자동차 가격을 또 내렸다. 이번 주에만 두 번째다. 치열한 전기차 경쟁에 맞서 점유율 확대를 목적으로 잇따라 가격을 내리는 것인데 수익성 우려로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웨이보를 통해 SUV인 모델X 가격을 종전 89만8900위안(약 1억6400만원)에서 83만6900위안으로 6만2000위안(약 1133만원) 낮췄다. 세단인 모델S 가격도 80만8900위안에서 75만4900위안으로 5만5000위안 내렸다.

지난 14일 중국에서 모델Y 가격을 1만4000위안 내린 지 이틀 만에 다른 모델에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테슬라는 14일 북미에서도 주행거리와 가격을 함께 낮춘 모델S와 모델X의 '스탠다드레인지' 버전을 새로 선보인 바 있다. 스탠다드레인지는 종전 최저가 버전 대비 1만달러(약 1300만원) 싸졌다.

글로벌 전기차 선두 주자인 테슬라는 수익성을 희생하는 대가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비야디(BYD), 니오, 샤오펑 등 토종 업체들과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자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모습이다.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 1위는 비야디다.

자동차 컨설팅회사 조조고의 마이클 던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는 수요 둔화에 처한 중국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이어가는 것으로 확신하는 것 같다"면서 "이는 다른 경쟁자들에게 큰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테슬라발 가격 인하 경쟁이 시작하면서 비야디의 이익률은 극도로 낮아졌고 니오와 샤오펑 등 다른 업체들은 출혈을 버티며 사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말부터 판매량 증가를 위해 마진을 희생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도 자동차 한 대당 이익률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판매량 증가는 자동차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판매로 이어져 미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테슬가 주가 한달 추이 /사진=CNBC

전기차 사업에서 보기 드물게 흑자를 내는 테슬라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 후발주자들은 시장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줄줄이 가격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다. 실제로 테슬라발의 전략은 다른 기업들의 전기차 사업 확대에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달 포드는 가격 경쟁으로 사업 손실이 커지자 전기차 증산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계속된 가격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간밤 주가가 3% 넘게 떨어진 것을 포함해 테슬라 주가는 이번 주에만 7% 넘게 미끄러졌다. 1년 전 15%에 육박하던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이미 지난 2분기(4~6월) 9.6%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로 떨어진 상태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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