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금지 소송 각하 "관할권 없다"

부산 지역 환경시민단체가 일본 도쿄전력을 상대로 낸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청구가 각하됐다.

부산 환경시민단체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을 상대로 낸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청구이 각하된 후 원고 측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민정 기자

17일 부산지법 민사6부(남재현 부장판사)는 부산 환경시민단체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을 상대로 낸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금지 청구소송의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의 청구를 각하한다고 밝혔다. 2021년 4월 소송 제기 후 약 2년 4개월 만에 나온 판결이다.

재판부는 “런던협약에 의해 원고 측이 제기한 청구가 부적법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원고 측은 런던협약에 명시된 8개 해양 투기 가능 물질에 원전 오염수가 포함돼 있지 않아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왔지만 부산지법의 재판 규범이 될 수 없는 국제조약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원고 측이 국내 민법 217조에 의해 방류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제 재판 관할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민법 217조는 “토지소유자는 매연, 열기체, 액체, 음향, 진동 기타 이에 유사한 것으로 이웃 토지의 사용을 방해하거나 이웃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지 아니하도록 적당한 조처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부산고리2호기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부산환경운동연합 등 원고 측은 선고 직후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재판을 이끈 법무법인 민심의 변영철 변호사는 “런던협약은 국가간 조약이어서 사인 간에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피고 측 논리를 재판부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국가 외에 아무나 국제조약을 어겨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