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G 0.379’ 타이거즈 특급의 무한질주…KIA에 3할 유격수 나올까, 9번 타자 ‘당당히 탈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럴 때 집중력 있게 공략하면서 안타를 만들어야 3할을 칠 수 있다.”
‘타이거즈 특급’ 박찬호(28)가 왜 자신이 9번 타자와 어울리지 않는지 연일 증명한다. 박찬호는 4일 광주 한화전 이후 줄곧 2번 타순에 배치된다. 김선빈의 이탈 후 2루에 수비형 내야수들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이동한 결과다.
그러나 박찬호가 스스로 상위타선으로 가야 할 당위성을 입증한 결과이기도 하다. 올 시즌 95경기서 331타수 97안타 타율 0.293 2홈런 35타점 49득점 출루율 0.351 장타율 0.369 OPS 0.720 득점권타율 0.317.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커리어하이를 쓸 태세다.
특히 기온이 올라간 7월 이후의 행보가 놀랍다. 5월에도 타율 0.381로 리그 월간 1위를 차지했지만, 6월에는 0.218로 부진했다. 그런데 7월 16경기서 타율 0.320, 8월 12경기서 타율 0.404다. 후반기 19경기서 66타수 25안타 타율 0.379 7타점 16득점.
주로 하위타선에 들어갔던 타자라 다른 스탯이 크게 빛나는 건 아니다. 그러나 타율과 출루율을 보면 확실히 달라진 게 눈에 들어온다. 이제 생애 첫 3할에 도전한다. 3할에 도전하면 진정한 공수겸장 유격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15~16일 광주 NC전을 중계하면서 박찬호를 호평했다. “체중 이동을 상당히 잘 한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공략한다. 타격이 안 될 때 다리와 상체 동작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했다.
이른바 ‘왼쪽 벽’을 히팅포인트까지 지켰고, 또 히팅포인트를 조절하는 능력까지 끌어올렸다. 이순철 위원은 박찬호가 변화구가 들어올 타이밍에 히팅포인트를 조금 뒤에 두고 친다고 칭찬했다. 숱한 경험을 통해 타격 레벨이 올라갔다. 좌측으로 잡아당기고 우측으로 밀어내기도 한다. 장타력이 좋은 건 아니지만, 커리어하이다.
16일 경기의 경우 4안타를 날렸다. 일찌감치 스코어가 벌어지면서 키움이 필승계투조를 내지 못한 경기였다. 이순철 위원은 “이럴 때 더 집중력 있게 공격하면서 안타를 만들어야 3할을 칠 수 있다. 좋은 투수를 만날 때는 볼넷 하나에 안타도 하나씩 치면서 해야 한다. 매일 4안타를 치는 건 힘들다”라고 했다.
이른바 애버리지 관리 요령인 셈이다. 이순철 위원은 긍정적으로 얘기했다. “이제 박찬호는 3할을 치는 타격자세를 만들었다. 이 상태에서 투수와 머리싸움을 잘 해서 3할을 칠 수 있느냐 없느냐만 남았다. 누구나 3할 욕심은 있다. 노력 여하에 따라 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때 대응능력만 확인하면 된다. 올 시즌에는 쉽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박찬호의 별명 중 하나가 ‘원조’ 박찬호(코리안 특급)를 본 딴 타이거즈 특급이다. 이젠 진정한 의미의 특급이 되려고 한다. 심지어 수비에서 화려한 플레이를 잘 하다 간혹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도 있었지만, 시즌 중반부터 안정적이고 건실하다. 그렇게 공수겸장, 특급 유격수로 큰다. 연차, 나이를 볼 때 야구를 정말 잘 할 시기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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