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 이재명 “구속영장 청구하면 제발로 심사 받겠다”

이세영 기자 2023. 8. 17. 10: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 대표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법원을 찾아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밝힌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2월 대장동·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기 전 인근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미리 준비해둔 입장문을 꺼내 읽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며 “회기 중 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꼼수는 포기하라”고 했다. 그는 “검사독재정권은 저를 죽이는 것이 필생의 과제겠지만 저의 사명은 오직 민생”이라며 “이재명은 죽어도 민생은 살리십시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저를 희생 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덮으려는 것 아니겠나”라며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는 국가폭력,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뉴스를 안 보는 것이 일상을 버티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체념, 눈떠보니 후진국이라는 한탄 소리에 차마 고개를 들기 어렵다”며 “이 모든 일에 제 부족함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무겁게 다가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저는 확신한다”며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화무도 십일홍이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라고 했다. 또 “당장은 폭력과 억압에 굴복하고 두려움을 떨지 몰라도 강물을 바다로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처럼 반드시 떨쳐 일어나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정권의 이 무도한 폭력과 억압도 반드시 심판 받고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저는 권력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권한을 원했다. 제게 공직은 지위나 명예가 아니라 책임과 소명”이라며 “위임받은 권한은 오직 주권자를 위해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티끌만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 년에 걸친 수백 번의 압수 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되어 사라졌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를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 앞에서 약 12분간 입장문을 읽어 내려간 뒤 오전 10시 41분쯤 서울중앙지검 로비에 도착했다. 이날 조사 일정은 오전 10시 30분으로 잡혀있었는데 ‘11분 지각’ 한 것이다. 그는 로비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가 받는 혐의는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재명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인섭씨의 로비를 받고 백현동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4단계 상향시켜주면서 민간업자에게 수천억원대의 개발이익을 안겨 줬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월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한 차례,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으로 두 차례 검찰에 출두한 바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