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국형 구축함 입찰비리’ 방위사업청 압수수색

이유진 기자 2023. 8. 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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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현대중공업 사업자 선정 당시
입찰 규정 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방사청 고위 간부 A씨가 바꾼 정황 포착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한수빈 기자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입찰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7일 방위사업청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이날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기본설계’ 입찰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며 “입찰 및 지침 변경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금일 9시50분쯤부터 방위사업청 담당 부서를 압수수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방위사업청 고위 간부 A씨가 현대중공업에 유리하게 입찰 관련 규정을 바꾼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현대중공업은 경쟁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경찰은 A씨가 보안사고를 낸 업체에 감점을 주도록 한 규정을 삭제해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14년 해군 예비역 장교가 대우조선해양이 작성한 KDDX 개념설계도를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에게 유출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에 연루된 현대중공업은 당초 감점 대상이었으나 규정이 삭제돼 감점을 받지 않았다.

방위사업청은 “규정을 삭제한 바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중으로 구체적인 수사 사항은 제공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며 “관련 혐의에 대해 면밀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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