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타율 0.119'인데도 4번 타자...국민타자 감독의 믿음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타율 0.119(42타수 5안타) 3타점 5볼넷 11삼진
두산 베어스 4번 타자 김재환의 8월 성적이다.
두산은 김재환의 부진과 함께 4연패에 빠지며 49승 1무 49패 승률 5할 기로에 다시 섰다. 지난달 구단 최다 연승 11연승을 기록하며 마치 우승이라도 할 듯한 기세는 이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11연승을 달리는 동안 두산의 타선은 팀타율 타율 0.286으로 무서울 게 없었다. 하지만 양의지가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완전히 다른 타선이 됐다. 양의지가 빠진 타선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할 김재환까지 제 몫을 하지 못하자 두산 타선의 빈타는 계속되고 있다. 타선의 침묵과 함께 연승행진이 끊기자 최근 18경기에서 5승 13패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이승엽 감독은 8월 타율 0.119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김재환을 4번 타순에 배치하며 믿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믿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김재환은 KT 엄상백의 138km 가운데 높은 슬라이더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삼진을 당한 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높지 않았냐는 제스처를 했지만, 공은 정확히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높은 쪽으로 들어갔다.
0-4로 뒤진 4회말 두산은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안재석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출루했고 이어 로하스가 볼넷을 골라 무사 1.3루 득점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타석에 김재환이 들어섰다. 볼카운트 2볼 0스트라이크 유리한 상황에서 그는 적극적으로 배트를 돌렸다. 특히 4구째 144km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1루 선상을 살짝 벗어나는 파울타구를 치며 두산 팬들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하지만 5구째 몸쪽 낮은 쪽으로 떨어진 131km 체인지업에 또다시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사실 김재환이 못 쳤다기보다 엄상백이 잘 던진 공이었다. 보드라인 가장 낮은 쪽 꼭짓점에 걸치며 들어온 체인지업에 김재환은 발을 동동 구르며 삼진 판정에 대해 항의하며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절호의 득점 찬스에서 4번 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났다는 건 좋은 그림은 아니다.
한편 두산은 지난해 FA 김재환에게 4년 총액 115억이라는 큰 선물을 했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재한은 올 시즌 95경기에서 타율 0.223 9홈런 36타점 OPS 0.688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에 그치고 있다. 특히 장타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 김재환의 통산 장타율 0.516이지만 올 시즌 장타율은 0.355다. 2018시즌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고도 44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던 선수임을 감안한다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수치가 떨어졌다.
하필이면 대형 FA 계약 이후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 FA 계약 첫해였던 지난 시즌 23홈런을 때리긴 했지만, 타율이 0.248에 그치며 부진했다. 그리고 올 시즌 홈런왕 출신 이승엽 감독의 부임으로 부활을 노렸지만, 타율은 더 떨어지고 장타력은 폭락했다. 1군에 모습을 보인 후 최악의 커리어 로우 시즌이다.
이승엽 감독도 답답하긴 마친가지다. 팀사정상 양의지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김재환까지 빠진다면 그 자리를 대체할 만한 거포 자원이 마땅치 않다.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김재환을 4번 타자에 배치할 수밖에 없는 이승엽 감독의 속은 타들어 간다.
[득점 찬스에서 삼진을 당하며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 김재환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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