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부터 교사가 학생폰 압수 가능… 위급시 물리적 제지 권한도

손현성 2023. 8. 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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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생활지도 범위·기준 담은 고시안 발표
2회 주의에도 수업 중 휴대전화 쓰면 분리 보관
문제행동 학생 교실 밖 분리조치 근거도
이달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추모식 및 교사생존권을 위한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생활지도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올해 2학기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학생이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사용할 경우 교사가 휴대폰을 압수해 보관할 수 있게 된다. 교사는 교육활동을 방해하며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생을 교실에서 내보낼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17일 학생 생활지도의 범위와 방식 등에 관한 기준을 담은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18일부터 28일까지 10일간 행정예고를 거쳐 고시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9월 1일 고시를 공포하고 학교 현장에 적용할 방침이다.

고시안에 따르면 교사는 수업권과 학생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생에게 두 차례 주의를 줬는데도 휴대폰을 계속 사용하면 수업 방해를 주는 물품으로 간주해 학생으로부터 분리 보관할 수 있다.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실 안팎으로 분리할 수 있다. ①교실 내 다른 좌석으로 이동 ②교실 내 지정된 위치로 분리 ③교실 밖 지정된 장소로 분리 ④정규수업 시간 외에 특정 장소로 분리 등이 가능하다. ③④에서 분리하는 장소와 시간, 학습 지원 등 세부 사항은 학칙으로 정하게 했다.

교원은 휴대전화 분리 보관조치와 문제행동 학생 교실 밖 지정 장소 분리 조치를 한 경우에는 지도 일시와 경위 등을 교장에게 보고해야 하고, 교장은 이를 학생 보호자에게 알려야 한다.

교사는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에게 교원지위법상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학교장에게 징계를 요청할 수 있다. 교육부는 대신 학생이나 보호자가 교장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14일 내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뒀다.

교장과 교원이 자신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긴급 상황일 경우 문제행동 학생을 물리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이럴 경우 교원은 교장에게 지체 없이 보고해야 하고 교장은 이 사실을 보호자에게 신속히 알리도록 했다.

교원은 학생의 문제 행동에 전문가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보호자에게 검사와 상담, 치료를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도 고시안에 포함됐다.

아울러 교사는 학습동기 부여를 위해 학생에게 칭찬과 포상 등의 보상을 할 수 있다는 근거도 마련됐다. 교육 현장에서 일부 부모들이 교사의 특정 학생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자신의 아이를 차별하는 정서학대라고 주장하는 사례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생 보호자는 서로에게 상담을 요청할 수 있으며, 상대방은 응해야 한다. 다만, 교원과 보호자는 상담 일시와 방법 등을 사전 협의해야 한다. 교원은 근무시간·직무 범위 외의 상담을 거부할 수 있으며, 폭언·폭행·협박이 있을 때 상담을 중단할 수 있다.

고시안에는 발달, 자폐 등 장애가 있는 특수교육대상자 특성을 고려한 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학교장은 특수교사와 통합학급 담당 교원이 긴밀히 협력하도록 지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안도 별도로 마련됐다. 원장은 유치원 규칙으로 교원의 교육활동 범위, 보호자 교육 및 상담 운영, 교육활동 침해시 처리 절차 등을 정해야 한다. 이런 규칙을 아동 보호자에게 안내하고 규칙 준수 동의를 받도록 한다. 원장은 보호자의 교육활동 침해시 유치원 규칙에 따라 해당 유아 출석정지, 퇴학, 보호자에 대한 부모 교육 수강 및 상담 이수 조치를 할 수 있다. 시도교육감은 보호자가 상담을 요청하더라도 근무시간 이외 상담 요청이나 교육활동 범위가 아닌 사항 등 상담이 제한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관할 유치원 규칙에 이런 내용을 포함하게 해야 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고시안 마련이 무너진 교실을 바로 세워 교실을 교실답게 만들고 균형 잡힌 '모두의 학교'를 만들어 학교를 학교답게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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