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가계부채 증가에 은행장 모은 금감원···경남·대구은행장 "고객에 죄송"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감독원

[서울경제]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로 은행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 가운데 가계부채도 은행권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금융감독원이 은행장들과 간담회에 나섰다. 최근 횡령 등 직원 비위가 적발된 은행의 은행장들은 “죄송하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금감원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준수 부원장 주재 아래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농·수협은행 등 총 17개 은행장들이 참석했다.

이 부원장은 “최근 일련의 중대 금융사고로 은행권에 대한 시장과 고객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며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전사적으로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등을 은행장 주관으로 직접 종합 점검해 달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이번 주 중 각 은행에 공문을 보내고 이달 31일까지 은행장 확인 서명이 담긴 자체 점검 결과 보고서를 제출토록 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자체 점검 결과를 재점검하고 미흡한 점은 신속히 개선 및 보완 지도한단 계획이다.

아울러 이 부원장은 “단기 실적 위주의 성과지표(KPI) 개선, 위법·부당사항에 대한 관용 없는 조치 등 내부통제에 대한 자체 유인체계 마련에도 각별히 노력해 달라”며 “금융사고에 책임 있는 은행 임직원에 대해선 엄중조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본점 및 영업점 현물(시재) 검사 확대, 자체점검 결과의 교차검증 및 금융사고 보고체계 강화, 경영실태평가 시 내부통제 평가 비중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관련해 최근 562억 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BNK경남은행의 예경탁 행장은 간담회 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먼저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객 신뢰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증권대행부 소속 직원들의 172억 원 규모 부당이득 취득 혐의에 대해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니 명확하게 진실 규명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증가세가 빨라지는 가계대출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이 부원장은 “가계대출이 급격히 확대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며 “일선 영업현장에서 현행 대출규제 및 여신심사절차 등이 제대로 준수되는지 철저히 점검·관리해야 하며, 가계대출 증가 규모와 속도가 은행의 여신 및 리스크관리정책에 부합하는 범위 이내로 유지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취급실태 현장을 이달부터 10월까지 종합점검할 계획이다. 각 은행의 대출규제 준수여부, 여신심사 적정성, 고정금리 등 질적구조 개선 관리 현황, IT 시스템 점검 등이 점검 대상이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