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 기업' 취득세 100% 면제…'지방 이전 기업' 지방세 감면
출산 가구, 주택 취득세 500만원까지는 전액 면제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정부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한 대규모 감세 입법을 예고했다.
행정안전부는 17일 오전 제2차 '지방세발전위원회'를 개최하고 '2023년 지방세입 관계법률'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의 한 축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 기업 지원이다.
우선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 기업'에 대해 취득세 50%, 재산세 75% 감면을 신설했다. 특히 취득세의 경우 지자체가 조례로 남은 50%p까지 감면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 감면까지 적용받으면 취득세가 전액 면제되는 셈이다. 단 이같은 조처는 과밀억제권역이 아닌 곳으로 복귀하는 기업에 한한다.
지방 투자 확대를 위해 기회발전특구 내 창업 기업과 수도권에서 이전한 기업에 대한 지방세 감면 조항을 신설했다. 구체적인 감면안은 중앙‧지방협의체 논의를 거쳐 발표한다.
또 파산·회생절차 중 법원 촉탁 또는 등기소 직권으로 이뤄지는 등기·등록은 예외 없이 등록면허세를 면제하도록 했다. 그간 파산·회생절차상 법원 촉탁으로 이뤄지는 법인의 자본금 납입과 증자는 '실질적 재산권 변동'이 인정돼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기업 현장간담회에서 제기된 건의를 반영해 100만원을 초과하는 법인지방소득세에 대해 1개월(중소기업은 2개월) 내 분할납부를 허용했다. 법인지방소득세 안분 신고 오류 시 적용되는 가산세율은 종전 20%에서 10%로 감경했다.
친환경 기술 등 주요 기술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 LNG·전기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거나 오염물질 저감설비 등 친환경 기술을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에 대해 취득세 세율을 1~2%p 경감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민생안정 지원책도 담겼다.
우선 출산 자녀와 함께 거주할 목적으로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세를 500만원 한도 내에서 100% 면제한다. 출산 가구의 주택 취득비용을 줄여 더 나은 양육환경을 제공하는 취지다.
단 출산일 전 1년, 출산일 후 5년 내에 주택을 취득하는 1가구 1주택자가 해당된다.
주택 실수요자인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과표구간별 세율을 0.05%p씩 인하하는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주택 세율 특례'를 연장한다.
해당 특례 종료 시 1주택자의 세부담이 16.1%~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서민 주거안정 지원을 위해 특례를 3년 연장하기로 했다. 해당 특례는 2021년 처음 도입됐다.
영세 개인사업자와 근로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개인지방소득세 공제·감면제도를 3년 연장한다. 개인지방소득세 공제 제도는 소득세(국세)의 공제·감면액의 10%를 공제·감면해주는 제도다.
재난 피해자 등 취약계층 보호 강화를 위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시 인명사고 유가족이 지방세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재난 피해에 대한 빠른 지원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방의회 의결 없이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에 규정했다. 기존에는 지방의회를 통과해야 지원이 가능했다.
이에 재난지역 선포 때 피해 유가족은 취득세(상속 취득분)·주민세·자동차세·재산세·지역자원시설세를 즉시 100% 감면받는다.
국가유공자와 국가유공자단체에 대한 감면지원도 연장하는 동시에 보훈 보상 대상자의 자동차 취득세 50%, 자동차세 50%를 감면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납세자 친화 환경 조성도 이번 개정안의 목표 가운데 하나다.
소액 납세자의 부담완화를 위해 납부지연가산세(매월 연체이자 성격으로 체납세액에 가산)를 면제하는 기준금액(본세)을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상향한다.
또 전세사기 피해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공매로 낙찰받는 경우 매수대금 납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수대금 상계제도를 신설한다. 상계제도에 따르면 피해자는 매수대금과 전세금을 상계한 차액만 매수대금으로 납부해도 된다.
이번 개정안은 18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입법예고 후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10월 중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세입 여건이 어렵지만 '경제성장과 세수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지역 기업과 민생경제를 지원하는 개편안을 마련했다"며 "이번 개정안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고물가로 힘든 주민 생활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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