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상황 추가 공개…“명백한 중대시민재해”
[앵커]
24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참사 당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생존자들에 의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이들은 한 달이 넘도록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지지부진하다며 지하차도 관리·통제 책임자를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보도에 이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센 흙탕물에 순식간에 뒤로 밀려나는 승용차.
시내버스 역시 더는 나아가지 못하고, 뒤따르던 대형 화물차가 막아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앞서가던 차량이 물살에 밀려 뒷 차량을 덮치기도 합니다.
차량 썬루프로, 창문으로, 가까스로 몸을 빼내고, 중앙분리대를 붙잡고 지하차도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지하차도 안에는 빠르게 물이 들어차면서 차량들은 오도 가도 못한 채 줄줄이 멈춰 섰습니다.
가까스로 차에서 빠져나와 도로 경계석을 딛고 걸어 나가보려 하지만, 그새 수위는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물에 떠다니는 차량 위에 올라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119에 신고했지만 상황은 이미 걷잡을 수 없던 때였습니다.
[음성변조 : "(119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네, 여기 물이 범람해서 버스하고 사람들이 다 갇혔어요, 여기. (잠시만요, 잠시만요. 궁평2지하차도예요?) 지금 여기 지하차도... (선생님, 지금 블루투스에요? 블루투스?) 지금... (선생님, 잘 안 들려요. 블루투스 꺼보고 그냥 전화해보세요.)"]
구조의 손길은 오지 않고, 생존자들은 서로에게 손을 뻗으며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 애썼습니다.
이들이 당시 처절했던 상황을 알리며 참사 한 달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심리적 외상에 생활고까지 겪는 이들도 있지만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습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 : "똑같은 시민으로서 안전할 권리, 피해자로서 온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권리를 보장받고 싶습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 10여 명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수사는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며 생존자협의회를 꾸렸습니다.
이들은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행복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충북소방본부장 직무대리와 충북경찰청장, 청주 흥덕경찰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 : "제대로 된 사과나 피해 보전 없이 말단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이리저리 빠져나가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존자 협의회는 또 지하차도 자동 통제 시설 설치 등 사고 재발 방지책과 재난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확보 방안도 함께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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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reason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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