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랜드 탕갈루마 바다 15척의 난파선, 보물선?[함영훈의 멋·맛·쉼]

2023. 8. 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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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퀸즈랜드주 브리즈번 핑켄바 홀트의 브리즈번강 하구에 있는 탕갈루마 페리 터미널에서 배를 타지 않고 전용헬기를 타면 15분만에 탕갈루마 빌리지가 있는 모튼섬 상공에 이르는데, 첫 방문자가 보기에 참담하게도 15척의 배가 섬 근처 바다에 침몰해 있다.

난파선이 보이는 지점엔 야영장도 있어 15척 주변을 노니는 물새를 벗삼아, 황홀하게 지는 탕갈루마 석양에 취해, 자연인의 삶을 살아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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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여자월드컵 개최지 호주여행⑩

[헤럴드경제(호주 탕갈루마)=함영훈 선임기자] 호주 퀸즈랜드주 브리즈번 핑켄바 홀트의 브리즈번강 하구에 있는 탕갈루마 페리 터미널에서 배를 타지 않고 전용헬기를 타면 15분만에 탕갈루마 빌리지가 있는 모튼섬 상공에 이르는데, 첫 방문자가 보기에 참담하게도 15척의 배가 섬 근처 바다에 침몰해 있다.

호주 퀸즈랜드주 탕갈루마 아일랜드의 난파선과 헬기투어
“무슨 사연이 있길래..” 브리즈번 모튼섬의 탕갈루마 빌리지 북쪽 난파선을 보면, 가슴이 아려온다.
침몰한 난파선 위로, 카약 레저꾼들이 지나가고 있다.

“하...”

헬기에서 이 모습을 목도하자 모종의 감성이 솟구치면서 한숨 부터 나온다. 탕갈루마 난파선(Tangalooma Wrecks)엔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다른 여행지는 미리 공부하고 가는게 좀 더 낫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탕갈루마 아일랜드 만큼은 사전 공부를 하지 말 것을 권한다. 설사 공부했더라도 보는 순간 밀려오는 감상에는 별 차이가 없긴 하겠다.

탕갈루마 아일랜드 리조트 북쪽에 위치한 탕갈루마 난파선은 모튼 섬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아프냐? 내 마음도 아프다. 안아파도 되는 줄 알면서도..” 난파선과 갈매기

누구든 이 난파선들을 보면 옛날 옛적 어느 시절, 보물선이 목적지에 가지 못하고 모튼 섬에 표착하려다 실패했고, 침몰한 보물을 둘러싼 치열한 쟁탈전과 무수한 뒷얘기를 남겼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 울돌목 다음으로 물살이 센 태안 관장목에서 처럼, 보물을 싣고 가다 침몰한 것인가. 신안 앞바다 보물선 처럼 럭셔리 물품을 실은 한-중-일 무역선이었을까. ‘상유십오척’으로 권토중래하다가 끝내 실패한 어느 해군 제독의 아픔을 품었나.

난파선으로 몰려드는 탕갈루마 레저 배들
녹슨 엔진기어와 대형 연통이 난파선이 살아온 세월을 말해준다.

스페인의 비고, 사우디의 제다, 사이판섬 앞바다의 침몰선 이야기에 익숙한 여행자들은 이곳 난파선들을 처음 보는 순간, 중세 혹은 근세 보물선, 못다 이룬 희망의 스토리를 떠올리며 호기심을 발동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은, 1963~1984년 퀸즐랜드 주 정부가 모튼 베이 동쪽에 개인 레크리에이션 보트 소유자들이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도록 수명이 다한 배 15척을 가라앉힌 것이다. 주 정부가 머리를 잘 썼다. 표면적으로 정박용이라 하지만,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난파선을 보는 순간 감성이 솟구치고 자연히 이 섬에 대한 지구촌 여행자들의 정감을 커질 것이라는 사실을 퀸즐랜드 주정부가 간파한 듯 하다.

설명을 듣고 나서 약간 ‘김 샜다’는 느낌이 들지만, 난파선들 위에서 내려다 보거나, 혹은 백사장에서, 카약을 타고 그 옆을 지나면서 바라보고, 스노클링을 하며 잔해 속을 살피다 보면,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여행자의 서정은 여전히 살아 숨쉰다. 참으로 마음이 묘해진다. 속았음에도 속지 않았다고 느끼는.

기 막힌 사연이 없어도, 야릇한 감성을 좀처럼 지울수 없는 탕갈루마 난파선
탕갈루마 선·선·선...난파선, 레저선, 해안선

난파선 안과 주변에는 산호가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100여 종의 물고기와 가오리, 거북이들이 노닌다. 스노클링 하기에 딱 좋은 장소인 것이다.

스노클링을 하다보면 난파선의 앙상한 철골 사이로 유영하는 열대어와 난파선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헤엄치는 거북, 가오리를 만난다. 이 해역에서 투명 카약을 노 저어 가면서, 수중 동물들의 낡은 유물과 벗하며 노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프리미엄 데이 크루즈 패키지는 낭만적인 유람선에서 선셋 칵테일을 즐기고, 12분간의 헬리콥터 투어를 통해 난파선의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 본다.

선셋크루즈, 피쉬피딩크루즈를 타고 섬주변을 구경하고 먹이주기 체험을 하는 동안, 이 난파선들은 보는 각도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인다. 해수면과 평행을 보면 대포를 장착한 작은 군함 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쟁을 치른 군함 같은 느낌도 주는, 고의 침몰 난파선
난파선 빠진 해안의 캠핑족

난파선이 보이는 지점엔 야영장도 있어 15척 주변을 노니는 물새를 벗삼아, 황홀하게 지는 탕갈루마 석양에 취해, 자연인의 삶을 살아볼수도 있겠다.

난파선은 이제 물새와 해양생물, 그리고 사람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한편 마린 디스커버리 데이 크루즈는 모튼 베이 해양 공원으로 멀리까지 나가는 가족친화형 유람선이다. 수면 아래 다양한 해양 생물을 볼 수 있도록 제작된 투명보트를 타고 거북이, 듀공, 돌고래, 가오리, 물고기, 와비공 상어가 평화롭게 노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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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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