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그물에 걸린 돌고래 알고보니… 죽은 새끼 업고 다닌 어미였다

최혜승 기자 2023. 8. 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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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귀포해양경찰서

제주 해상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17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정오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해상에서 돌고래가 폐그물에 걸린 채 헤엄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해경구조대가 폐그물을 끊어주기 위해 입수해 살펴보니, 폐그물이 아니라 남방큰돌고래가 등과 앞지느러미 사이에 부패한 새끼 돌고래 사체를 얹고 이동 중인 모습이었다.

업혀있던 돌고래 사체는 몸길이는 1m 내외의 남방큰돌고래로 파악됐다. 이 돌고래는 경찰이 다가가자 죽은 새끼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사체를 이리저리 옮겼다고 한다.

제주대학교 고래연구팀에 문의한 결과, 등에 있던 사체는 새끼 돌고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월과 5월에도 돌고래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죽은 새끼를 업고 다닌 사례가 목격된 적 있다고 한다.

남방큰돌고래는 인도양과 서태평양의 열대, 아열대 해역에 분포하는 중형 돌고래다. 우리나라에는 제주 바다 전역에서 발견됐지만, 현재는 개체 수가 줄어 120여 마리만 관찰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돌고래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더 이상 접근해서 따라가지 않았다”며 “해양보호 생물을 아끼고 사랑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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