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경험을 표현할 수 있게 됐어요"…장애인 글쓰기 배움터 가보니[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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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1시50분 부산 해운대구 정신재활시설 '송국클럽하우스'.
수업 전 교육생들(회원)이 자신이 쓴 글이 담긴 A4용지를 가지고 쭈뼛쭈뼛 사무실로 들어와 강사에게 제출했다.
이 사회복지사는 교육생들의 글쓰기 수업을 통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면서 외부에서 바라보는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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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 "정신장애인 도울 수 있는 기반 조성됐으면"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16일 오후 1시50분 부산 해운대구 정신재활시설 '송국클럽하우스'. 수업 전 교육생들(회원)이 자신이 쓴 글이 담긴 A4용지를 가지고 쭈뼛쭈뼛 사무실로 들어와 강사에게 제출했다.
이들은 조현병, 우울증 등을 가지고 있는 정신장애인. 자신이 쓴 글을 강사에게 보여주는 게 부끄러운지 글을 제출하고서 날랜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서기도 했다.
이후 오후 2시. 수업이 시작되면서 20여 명의 교육생들은 강사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이들은 적게는 20대, 많게는 50대로 다양한 나이대로 구성됐다.
이날 글쓰기 수업에 나선 강사는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전직 기자이자 공무원 출신 김찬석 씨.
교육생들은 이번 수업에서 자신들이 쓴 글을 김 씨로부터 첨삭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한 교육생이 '가족'을 주제로 쓴 글을 통해 자신이 정신장애를 가지게 된 원인을 본인의 잘못으로 표현한 점에 대해 김 씨는 "전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며 자상하게 설명했다.
김씨가 교육생들에게 '글을 쓸 때는 자기 경험을 담아 글을 써보라'고 조언하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업이 끝난 후 서홍석(32) 교육생과 사회복지사 이상석(36) 씨와 글쓰기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현병을 가진 이후 송국클럽하우스에서 약 5년간 꾸준히 글쓰기 교육을 받으면서 다른 정신장애인들의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동료지원가'로 활동하고 있는 서 씨. 그는 지난해 4월 부산의 한 일간지에 청년 장애인을 위한 정책에 대한 글을 기고해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서 씨는 글쓰기 교육의 의의에 대해 "글쓰기 수업에 계속 참여하면서 내가 가진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이러한 글쓰기 수업이 좀 더 활성화되면서 저와 같은 동료 지원가가 많이 배출돼 정신장애인들의 사회 적응을 도울 수 있는 기반이 더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회복지사는 교육생들의 글쓰기 수업을 통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면서 외부에서 바라보는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이 사회복지사는 "그간 조현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이를 바라본 몇몇 시민들이 이 병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범죄자라는 인식을 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까웠다"면서 "송국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교육을 받는 정신장애인들이 비난받는 삶이 아닌, 건강하게 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한편 송국클럽하우스는 1996년 9월 문을 연 후 정신 장애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 기술훈련, 직업재활 프로그램 등 각종 교육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송국클럽하우스 회원의 취업률은 전국 정신장애인 고용률인 11%를 훨씬 웃도는 48%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글쓰기 교육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부산사랑의열매)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정신건강리터리시 활동의 하나로 송국클럽하우스 내 교육생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astsk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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