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먼저 대피시키고 반려견과 불길 속에서…하와이 산불 비극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로 100명 넘게 사망한 가운데 희생자들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16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발생한 산불 피해가 집중됐던 마우이섬 북서쪽 해안 도시 라하이나에서 프랭클린 트레조스(68)가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 다정다감했던 트레조스는 불이 났을 때도 이웃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차에서 탈출하지 못한 트레조스가 반려견 샘을 온몸으로 덮은 채 발견된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로 100명 넘게 사망한 가운데 희생자들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16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발생한 산불 피해가 집중됐던 마우이섬 북서쪽 해안 도시 라하이나에서 프랭클린 트레조스(68)가 숨진 채 발견됐다.
트레조스는 친구 웨버 보가르의 남편인 제프 보가르와 함께 일하면서 이들 부부의 집에서 30년간 살았다. 트레조스는 보가르 부부의 3살짜리 골든 리트리버종 반려견 '샘'을 각별히 아꼈다고 한다.
평소 다정다감했던 트레조스는 불이 났을 때도 이웃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웨버는 마을 밖으로 나간 상태였고, 트레조스와 제프는 사람들의 대피를 도운 뒤 집을 지키기 위해 남았다.
하지만 불길이 생각보다 빠르게 번지자 두 사람은 도망가기 위해 각자의 차로 뛰어갔다. 제프는 차 시동이 걸리지 않자 창문을 깨고 밖으로 나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제프는 이튿날 트레조스의 차 안에서 가슴 아픈 모습을 마주했다. 차에서 탈출하지 못한 트레조스가 반려견 샘을 온몸으로 덮은 채 발견된 것이다. 제프는 "샘의 유해가 더 많이 남아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웨버는 자신의 두 자녀가 트레조스를 삼촌이라고 부르며 따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며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슬퍼했다.
마우이섬에서 36년간 살던 캐럴 하틀리(60)도 생일을 앞두고 사망했다. 그의 언니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쓴 글에 따르면 산불 당시 하틀리와 함께 살던 남자친구는 불길을 피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왔지만, 검은 연기로 뒤덮여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틀리와 떨어진 남자친구는 뛰라고 외쳤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간신히 현장에서 벗어난 남자친구는 이튿날부터 지인들과 함께 하틀리를 찾아 나섰다. 집 근처에서는 하틀리의 유해와 손목시계 등이 발견됐다.
하틀리의 언니는 "동생의 생일은 8월 28일이었다. 한 살만 더 먹으면 은퇴할 거라고 계속 말했다"며 "밝은 성격과 미소, 모험심을 가진 동생을 모두가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택에서 하틀리의 추모식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우티 카운티 당국은 지난 15일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106명이라고 발표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99명까지 사망자가 집계됐을 당시 "앞으로 10일간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수색 대상 지역에서 수색이 끝난 곳은 약 3분의 1에 불과한 만큼 사망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사망자 중에서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5명뿐이다. 2명은 이름이 공개됐고, 3명은 아직 가족들에게도 통보되지 않았다. 연락이 끊기거나 소재 파악이 안 된 실종자는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국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에 탄 시신들이 많아 수색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실종자를 찾는 이들에게 DNA 표본을 제공해달라고 당부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나는 솔로' 영식 "대장암 4기 전처 유언에 8살 子 반응이…" 울컥 - 머니투데이
- 배구 이재영 "학폭 의혹, 사과해줬더니 1억 요구"…2년만 해명 - 머니투데이
- 前수영선수 정다래, 남편 전처 '명예훼손' 고소…SNS 계정도 폐쇄 - 머니투데이
- 월1600만원 성매매로 탕진한 아내…기러기 남편 과로사에 보험금까지 - 머니투데이
- 남편 속이고 혼외자 키운 女…이혼 후 친부 찾아가 "양육비 달라" - 머니투데이
- 로또 1등 당첨자 안타까운 근황…"아내·처형 때문에 16억 아파트 날려" - 머니투데이
- 김병만도 몰랐던 사망보험 20여개…'수익자'는 전처와 입양 딸 - 머니투데이
- "돈으로 학생 겁박"…난장판 된 동덕여대, '54억' 피해금은 누가 - 머니투데이
- 웃으며 들어간 이재명, 중형에 '멍'…'입 꾹 다문 채' 법원 떠났다 - 머니투데이
- '故송재림과 열애설' 김소은 "가슴이 너무 아프다"…추모글 보니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