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외침에 급류 뛰어든 고교생들…초등생 형제 구해 표창 수여

장성경찰, 광주 숭덕고 김어진·이세준군에 표창장 수여 예정

전남 장성군 북하면 내장산국립공원 기슭 남창계곡에서 피서객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장성=연합뉴스

 
계곡에서 놀다가 급류에 휩쓸려 생명을 잃을 뻔한 초등학생 형제를 구한 고등학생들이 경찰 표창을 받는다.

17일 전남 장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4시42분쯤 장성군 북하면 남창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A(10)군과 동생 B(9)군 등 2명이 급류에 휩쓸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서객의 물놀이를 위해 계곡물을 가둔 수문이 열리면서 초등생 형제가 강한 물살에 휩쓸렸다. A군과 B군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으나 빠르게 빨려들어갔다.

이때 주변에서 물놀이 중이던 광주 숭덕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김어진·이세준군은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재빠르게 다가갔다. 이군은 수문 근처에서 허우적대고 있던 형 A군을 재빨리 구해냈고, 김군은 빠른 물살에 떠내려가는 동생 B군을 구조했다.

광주 숭덕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어진(왼쪽)·이세준 군. 전남 장성경찰서 제공

 
하지만 B군의 의식은 없는 상태였고,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들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B군에게 달려들어 기도를 확보했고, 황급히 달려온 형제 아버지의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이들은 학교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다고 한다. 이세준군은 “도와달라는 말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소중한 생명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다음에는 유연하게 상황을 대처하겠다”며 “학교에서 매년 방송으로 물놀이 안전수칙을 보여주고, 체육시간에 배운 심폐소생술도 위기 상황에서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김어진군은 “함께 놀았던 아이들이 도와달라고 소리치자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지체 없이 물로 뛰어들어 구조를 하게 됐다. 아이들이 무사해서 다행이다. 하루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주저 없이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신속한 조처를 높이 평가해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오명철 수사과장은 “소중한 생명을 구해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면서 “위기 상황에서 침착한 구조 활동으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