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혁신밸리 청년농 줄줄이 ‘억대 매출’… FTA 파고 넘는다[FTA 경쟁력, 농업의 미래산업화 이끈다]
(7) 스마트농업인 육성 확대
상주·김제·고흥·밀양 창업센터
생산~소비 과정 ICT 기술 적용
이론~경영 실습 과정 맞춤 교육
정부, 2027년까지 3만명 배출
‘그린몬스터즈’ 작년 매출 4억원
‘무주원’은 올해 15억달성 전망
“재배데이터 활용 생산성 높여
컨설턴트 노하우 배워 큰 도움”

러시아가 세계 3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흑해를 봉쇄하며 곡물 수출 길을 틀어 막아버린 탓에 식량 안보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잇따른 기후변화가 촉발한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까지 겹치면서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농업계 안팎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산물 시장 개방에 빠르게 대응하고, 우리나라의 식량 안보와 식량 주권을 지켜낼 수 있는 대안으로 전쟁과 기후변화 등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팜’을 비롯한 스마트농업을 주목하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와 신성장 산업 전환을 위해 스마트팜이 대표하는 스마트농업을 확산하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가동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농업의 생산·가공·유통 및 소비 등 전 과정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원격과 자동으로 작물을 길러낼 수 있는 농장으로, 온도와 습도 등 최적의 생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덕분에 생산성을 크게 높인 시설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스마트팜 등을 앞세워 농업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발표된 관련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 시설원예·축사의 30%를 디지털로 전환해 스마트농업을 보급할 계획이다. 농업 직불제 관련 예산 규모는 5조 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기존 농업인을 위한 소득·경영·생활 안전망을 폭넓게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경북 상주시·전북 김제시·전남 고흥군·경남 밀양시 등 4곳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지역단위 확산거점을 마련해 스마트농업 확산에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기술이 총망라된 농업 인프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농업의 미래산업화를 위해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교두보로 삼아 오는 2027년까지 40세 미만 청년농 3만 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매년 정부는 청년 2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초교육부터 창업 준비단계를 거쳐 성장단계까지 맞춤형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엘리트 농업인들을 속속 배출하고 있다. ‘농업인사관학교’로 불리는 이곳에서 청년들은 기본교육 2개월·교육형 실습 6개월·경영실습 12개월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통해 20개월간 엘리트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이후 우수 수료생은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3년간 입주하며 농지를 경영할 기회를 얻는다.

청년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청년 농업인들은 농업계 전반에 걸쳐 스마트농업을 통한 농업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피콜리노와 백다다기 등 오이를 생산하는 ‘그린몬스터즈’의 서원상(38) 대표는 차세대 영농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 대표는 2018년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청년창업보육센터에 1기로 입소한 뒤 고향인 충남 보령시에서 동기들과 함께 4628㎡(약 1400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다. 서 대표는 “대부분의 스마트팜은 개인이 운영하지만, ‘후계농’이 아닌 영농 기반 없이 농업을 진로로 선택한 ‘비생계농’이 모여 혁신을 추구한다는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인재다. 퇴사한 뒤 창업을 준비하던 중 세계적인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가 출연한 TV 프로그램을 방청하게 되면서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서 대표는 “로저스가 ‘2028∼2038년에는 농업이 세계 최고의 산업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실제로 시장조사를 해보니 나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길이 농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선도농가에서 인턴 교육 등을 받은 덕분에 창농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린몬스터즈는 지난해 연 매출 4억 원을 달성하며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다. 서 대표는 “스마트팜은 센서와 제어기 등 환경제어프로그램을 통해 작물이 생육하기 좋은 환경을 관리할 수 있고, 최적의 데이터를 확보해 다음 작기에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북 무주군에서 1.1㏊(10만980㎡) 규모의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한경훈(33) ‘무주원’ 대표도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청년창업보육센터 1기 출신이다. 한 대표는 일본의 와세다(早稻田)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당시 농업경제학 수업을 들으며 우리나라 농업의 전도유망함을 눈여겨봤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의 인구 구조와 농촌변화를 보면서 한국 농업의 가능성이 보였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인구 구조상 우리나라 농업은 고령화된 선배들이 은퇴하면 새로운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시기”라며 “현재 우리나라 농업은 스마트팜 등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더 적은 노동력으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리는 등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주원은 바질·루콜라·프릴아이스 등 샐러드 재료인 엽채소를 연 300t씩 생산하고 있다. 특히 무주원은 평지보다 기온이 2도가량 낮은 해발 500m의 대형 유리온실에서 수경재배로 엽채소를 길러내 높은 생산성을 사시사철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이 덕분에 신세계푸드·현대그린푸드·신라호텔·이마트 등에 납품하며 올 한해 15억 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한 대표는 “가령 상추의 경우, 기온이 높은 곳에서는 재배하기 힘들기에 주요 대기업과 유통업체들은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면서 “청년보육센터에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재배컨설턴트’ 분들로부터 다채로운 노하우를 배운 점들이 창농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장기적인 계획과 치밀한 전략을 갖춘 자신만의 청사진을 가져야 한다고 창농을 꿈꾸는 예비농업인들에게 조언했다. 서 대표와 한 대표 모두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오이와 엽채소 등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신시장을 개척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두 대표는 “창농을 준비하다 보면 입지선정, 농지매입, 자금조달 등 모든 과정에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차근히 준비해야 성공적인 창농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내년까지 ‘무인 농기계’ 개발 438억 투입… 2026년 새만금 테스트베드 조성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초래한 농촌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첨단 무인·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농기계를 농업현장에 널리 보급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자율주행 농기계 국산화 기술 및 보급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정부는 자율주행 농기계의 상용화를 위해 위치측정과 자세제어 등 필요한 핵심부품 국산화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내년까지 438억 원을 투입해 무인 자동화 농업기계를 개발하고, 2025∼2027년까지 300억 원을 쏟아부어 자율주행 농기계 고도화를 추진한다.
또 정부는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 농기계의 성능과 안정성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실증부지를 오는 2026년까지 새만금 간척지에 1092억 원을 투자해 조성한다. 이곳은 49.8㏊(약 49만7130㎡) 규모의 ‘밭농업농기계 실증단지’와 40.7㏊(40만6290㎡) 크기의 ‘논농업농기계 실증단지’로 구성됐다. 정부는 자율주행·전기·수소 농기계의 연구·개발(R&D)에 526억 원을 지원해 농기계 수출 규모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성능과 기준, 안전성 확보 등 검정기준을 새로 만들어 자율주행 농기계의 상용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산 자율주행형 트랙터 4종, 이앙기 1종, 콤바인 1종 등이 검정을 통과해 농업 현장에 속속 투입되고 있다. 국내 농기계 업체들도 제품 개발 및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기계에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자율주행의 기술 수준은 원격제어(리모트 컨트롤 이용제어)·자동조향(자동 직진 조향)·부분 자율작업(자동 경로생성·주행)·자율작업(경로생성·주행 및 작업기 제어)·무인 자율작업(무인 완전자율 주행·작업) 등의 5단계(레벨 0∼4)로 분류된다. 현재 국내 업체들이 생산한 자율주행 농기계는 레벨 2.5 수준으로, 국내 최대 농기계업체인 ‘대동’은 다음 달 중 선회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3 수준의 트랙터를 양산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자율주행 농기계를 전국 시·군·구 내에 있는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통해 보급하고 있다. 또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일손을 돕는 차원에서 노후 농기계를 폐차한 뒤 자율주행 농기계를 매입할 경우 융자 지원액을 원래 한도액보다 10% 증대해 지원한다.
/ 제작지원 /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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