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 탁자에 뒀는데 누군가 슬쩍해 펑펑… 카드값은 내 몫?

강한빛 기자 2023. 8.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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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분기 주요 민원·분쟁 사례'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금감원은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에 따르면 회원은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해 카드를 이용·관리할 책임이 있다"며 "보관상 과실이 있는 상황에서 피해금 일부를 가입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업무 처리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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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해외 호텔 객실에서 신용카드를 분실했는데 누군가 카드를 훔쳐 부정 사용한 것이다. 이에 카드사에 상황을 설명했지만 카드사는 A씨에 대해 피해금 일부를 낼 것을 요구했다. 바로 관리가 소홀했다는 것. 호텔 객실 내 잠금장치가 있는 금고에 신용카드를 보관하지 않고 협탁 위에 카드를 두고 외출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분기 주요 민원·분쟁 사례'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금감원은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에 따르면 회원은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해 카드를 이용·관리할 책임이 있다"며 "보관상 과실이 있는 상황에서 피해금 일부를 가입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업무 처리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드 보관상 과실, 뒷면 미서명, 도난신고 지연 등의 사유 발생시 카드 부정사용금액의 일부를 회원이 부담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민원·분쟁 사례들도 공개했다. 상해보험에 가입한 고등학생 B군은 졸업 전 항공기 정비원으로 취업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근무하던 중 상해 후유 장해를 입어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가 직업 변경 통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보험금을 삭감해 지급하자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비록 학생 신분이라도 위험한 업무에 종사하게 됐다면 보험사에 직업 변경 통지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며 "이 같은 의무를 위반할 때 보험금 감액 또는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법률비용 보험에 가입됐더라도 관련 규칙에서 정한 한도 내에서 지급된다는 점, 저축성 보험은 공시 이율 변동에 따라 만기 환급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이 주요 민원 사례를 통해 안내됐다.

자동차보험의 '운전자범위 한정 특약' 등에 대한 분쟁 해결기준도 제시했다. 대표적 운전자 범위 한정 특약인 '연령 특약'과 '가족 특약'은 보상 대상이 되는 운전자를 한정하는 대신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그러나 보상 대상이 되는 운전자 연령 기준과 가족의 범위를 오인해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연령 한정 특약은 '만 나이'를 기준으로 특정 연령 미만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며 "가족 한정 특약은 가족 범위에 부모·배우자·자녀 등은 포함되지만 형제·자매는 포함되지 않아 사고 발생시 보상이 어렵다"고 해결기준을 제시했다.

'계약 전 알릴 의무'와 관련한 분쟁해결 기준도 내놨다. 피보험자가 과거 병력 등을 알리지 않은 경우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돼 보험사는 이를 안 날로부터 1개월 내에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그런데 위반 사실이 2가지 이상인 경우 계약해지시 보험사가 이를 모두 통지해야 하는지, 또 '위반 사실을 안 날'은 언제 시작하는지에 대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사실이 여럿인 경우에도 그 내용이 무엇인지 계약자가 알 수 있도록 기재해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위반사실을 안 날은 각각의 병력별로 기산돼야 하며 그로부터 1개월이 지난 시점의 계약해지 주장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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