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큼 중요한 것이 몸의 궁합

혼자라서 더 행복한 돌싱들의 두 번째 사랑에 관한 대담 솔직 토크.

오늘의 대담자

김 여사 45세, 약사, 돌싱 16년 차

정 여사 43세, 입시 학원 운영, 돌싱 4년 차

임 여사 40세, 인테리어 사업, 돌싱 2년 차

김 여사(이하 ‘김’) 역시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다니까요. 제 남자친구는 아들이 하나 있는 돌싱인데, 굉장히 계획적이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사람이에요. 전남편은 무계획적인 사람이라 힘들었거든요. 이 사람은 내가 기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일단 저를 리드해주는 사람이라 편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가 모든 걸 결정하고 앞장서서 해왔는데 남자친구를 만나면 어리광을 부릴 수도 있으니까 내가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

정 여사(이하 ‘정’) 보통 돌싱이 연애를 하면 전 배우자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거나,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사람을 만나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외모를 많이 보는 편인데, 지금 남자친구도 비주얼이 좋은 사람이에요. 외모만 보고 한눈에 반해 급하게 결혼했다가 이혼해놓고, 또 잘생긴 남자를 보면 사정없이 끌려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동시에 1명을 더 만나고 있어요.(웃음) 성실한 공무원 스타일의 남자예요. 서로 다른 매력이 있어 누구도 놓치고 싶지 않은 게 제 솔직한 심정이에요.

김 예전의 나였다면 정 여사가 두 남자를 동시에 만난다는 상황에 대해 덮어놓고 말도 안 된다고 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좀 달라요. 살면서 남들보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이런저런 일을 겪다 보니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어요. 또 남이 어떤 상황이든 그걸 다 내 기준에서 이해할 필요도 없고요. 그런 면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정 여사가 부럽습니다.(웃음) 일단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튼튼해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임 여사(이하 ‘임’) 맞아요. 특히 체력적으로.(웃음) 사실 제 결혼 생활이 불행했던 가장 큰 이유는 흔히 말하는 속궁합이 안 맞았기 때문이에요. 저는 결혼 전에 성적 궁합이 잘 맞는지 꼭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편과 연애 시절에 몇 번 섹스를 했는데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뭐 이런저런 결혼 조건이 나쁘지 않아 크게 걱정하지 않고 결혼했죠. 그냥 남편이 섹스할 때 소극적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거의 섹스리스 부부로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다툼도 많아지고 사이가 안 좋아지더라고요.

정 맞아요. 저도 젊었을 때는 섹스의 즐거움을 몰랐는데, 30대 후반이 되면서부터 섹스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주변에도 보면 남편과 꾸준히 잠자리를 갖고 그걸 즐기는 친구들은 남편과 자주 싸워도 이혼은 절대 안 해요. 한 친구가 “남편이 백번 잘못해도 침대에서 서비스를 잘해주면 다 용서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임 지금 남자친구와는 속궁합이 정말 잘 맞아요. 우리 둘 다 섹스를 즐겨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봐요.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 역시 남자친구와의 섹스를 즐기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고 다이어트도 해요. 이런 노력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사랑인 거죠. 남자친구와 동거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아직도 연애하는 듯한 설렘이 있어요. 남녀 관계는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너무 편해지는 순간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적당한 긴장감이 우리 사이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김 전 지난날 연애하는 즐거움을 모르고 산 것이 후회돼요.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러 나갈 때는 일단 속옷부터 신경 쓰고, 화장도 한 시간 넘게 정성스럽게 해요. 요즘 약국 단골손님들이 저를 보고 “얼굴에 무슨 시술을 받았냐. 점점 젊어진다”고 해요. 역시 사랑보다 좋은 성형은 없는 거 같아요. 대학생인 첫째에게 요즘 데이트하기 좋은 핫 플레이스가 어딘지 물어보고 남자친구와 함께 찾아가기도 해요. 다행히 애들은 제가 연애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에요. 엄마가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 자기들한테 잔소리를 좀 덜해 오히려 좋대요. 물론 아직까지 아이들한테 남자친구를 공개하지는 않았어요.

돌싱의 연애, 어떻게 생각하나요?

진행 기간 7월 4~13일

❶ 현재 만나는 사람이 있다?

47.4% 그렇다

52.6% 아니다

❷ 돌싱의 연애, 어떻게 하고 있나요?

자녀들이 가장 신경 쓰인다 13.8%

그럼에도 내 인생을 찾고 싶다 24.1%

재혼보다는 연애만 하고 싶다 34.5%

여자로 돌아간 기분이다 13.8%

가족들에게 공개하고 당당히 연애 중 6.9%

여전히 주위의 눈치를 본다 6.9%

❸ 남자를 만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21.1% 성격

26.3% 재력과 사회적 위치

52.6% 정서적 교감

❹ 내가 이성을 만나는 이유는?

47.4% 정서적 안정감을 찾기 위해

52.6% 시간을 함께 보낼 상대가 필요해서

❺ 다시 결혼할 마음이 있다?

없다 52.6%

잘 모르겠다 47.4%

취재 : 박현구(프리랜서)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