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못 보내"...죽은 새끼 업고 다닌 돌고래의 애끊는 모정 [띵동 이슈배달]
[앵커]
지난 3월, 동해시 한 도로에서 질주하던 승용차가 그대로 옹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운전자였던 육군 원사 47살 A 씨는 크게 다쳤고, 동승자였던 40살의 아내는 숨졌죠.
단순 교통사고인 줄 알았는데, 검찰은 다른 시선으로 봤습니다.
숨진 아내에게서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이 없었거든요.
검찰은 원사가 아내를 살해하고, 마치 교통사고로 숨진 것처럼 위장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4억7천만 원가량의 아내 사망보험금을 타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원사는 은행빚과 카드빚 등 수억 원의 채무를 진 상태였습니다.
물론 원사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노린 교통사고 위장 살인이냐, 혹은 아내의 극단적인 선택이냐.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됩니다.
송세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8일 새벽 5시쯤 동해시 한 도로.
승용차가 시속 100km 가까운 속도로 돌진하더니 옹벽을 들이받습니다.
첫 공판 준비 기일에서 검찰은 A 씨가 2억 9천여만 원의 빚 문제로 집에서 아내와 말다툼 끝에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꾸몄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목을 졸라 의식을 잃은 아내가 죽은 줄 알고 교통사고를 내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도 추가했습니다.
[김준호 / 피해자 동생 : 자기 부인을 잃은 남편의 모습으로 절대 보이지 않아요.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남언호 / 아내 유족 측 변호인 : 사건이 발생한 당일 본인 몸도 추스르지 못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는 사람이 제일 먼저 한 일이 보험 접수였습니다.]
이에 대해 A 씨 변호인은 아내는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빚이나 보험금 액수 등을 볼 때 범행 동기도 미약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살한 아내의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서 병원 등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앵커]
친구인 척, 세상 다정한 척, 지적장애인들을 속여서 사기 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피해자의 친구까지 끌어들였습니다.
나쁜 마음 품고 있는 줄도 모르고 친구랍시고 해맑게 웃어주었을 피해자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한두 푼 가로챈 게 아닙니다. 비대면 대출을 받게 하거나 상품권을 사게 한 뒤에 현금화해서 억대의 돈을 챙겼습니다.
벌써 유흥비로 다 탕진해서 회수할 돈도 없대요.
경찰은 일당 6명을 구속해 검찰로 넘겼고요, 여죄를 캐고 있습니다.
양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편의점에 모여 앉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습니다.
얼핏 평범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적장애인을 속여 대출 인증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올해 초 3개월간 지적장애인 10명으로부터 1억 5천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일당 6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적장애인인 피해자들은 자기 통장에서 돈을 빼가는데도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사기를 당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 걔들이 데리고 다니면서 계속 그냥 맨정신이 아니고 술을 먹인 상태에서 그러니까… 얘는 핸드폰과 신분증을 (피의자들에게) 다 줬는데…]
피해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목적에 실제 지적장애인을 범행에 끌어들인 거로 확인됐습니다.
[양문상 / 대전 대덕경찰서 수사과장 : 모집책이 3명이었는데 그중 1명이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었고, 그 사람이 같은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을 유인했었습니다.]
[앵커]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아이들이 참 많았죠.
수백 명의 아이들 중 일부는 끔찍하게도 부모나 조부모의 손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제주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태어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들을 이불로 덮어 살해한 엄마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100일도 안 된 아들이었습니다.
옹알이의 맛을 알아가고 뒤집기를 준비하며 열심히 발버둥을 쳤을 아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26살 친엄마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지난 2020년 말 제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엄마는 아들을 이불로 덮어 살해한 뒤 시신을 해안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엄마의 범행이 발각된 건 2년 반가량이 흐른 지난 5월입니다.
서귀포시는 아이가 장기간 영유아검진을 받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친모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고, 숨진 아들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뒤늦은 후회를 한다 해도 아이는 이미 곁에 없죠.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이런 기사 접하면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 싶습니다.
죽은 새끼 돌고래를 등에 업고 다닌 어미 돌고래가 제주 앞바다에서 발견됐습니다.
한낱 미물도 제 새끼 살뜰히 돌보고 숨이 멎어도 떠나보내지를 못하는데,
어미 손으로 아이를 보낸다는 게 얼마나 잔인한 일입니까.
남방큰돌고래가 폐그물에 걸렸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에 나선 해경은 눈물겨운 모정을 목격합니다.
돌고래가 등에 업고 있는 건 폐그물이 아니라 부패가 진행되고 있는 새끼 돌고래였습니다.
구조대원이 다가가자 혹시라도 새끼를 빼앗길까, 어미는 이리저리 새끼를 옮기며 보호하기에 바빴습니다.
애끊는 모정을 고재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해경 구조대원이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몇 미터를 쫓아가서 확인해 보니 돌고래 위에 있는 건 폐그물이 아닌 1m 정도 되는 죽은 새끼 돌고래로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어미 돌고래는 구조대원이 쫓아오자 새끼를 뺏으려는 줄 알고 이리저리 새끼를 옮기기도 했습니다.
[전민철 / 서귀포해양경찰서 화순파출소 순경 : 정확하게 확인을 하려고 가까이 접근하다 보니까 이제 그 돌고래가 지느러미로 사체를 계속 끌고 제가 접근하는 반대 방향으로 계속 이동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올해 제주에서 죽은 새끼를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가 발견된 건
지난 3월과 5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김병엽 /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 교수 : 본능적으로 지속적으로 (새끼를) 살리기 위해서 수면 위로 올려서 호흡을 할 수 있게끔 이제 계속 떠받치면서 그런 행동을 지속적으로 계속합니다. 며칠간이라도.]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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