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열쇠 쥔 이철규 “배 침몰시키려는 승객, 함께하지 못한다”

전날 의총서 ‘경고성 발언’…공천 영향 가능성은 일축
유승민·이준석 이어 원내 불협화음 ‘조기 진압’ 해석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6일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시키려는 승객은 함께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승민·이준석 등 비윤계 인사들뿐 아니라 윤상현(4선)·안철수(3선) 등 소속 의원들까지 불만을 표출하자 ‘조기 진압’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의 발언이 내년 총선 공천까지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오지만 이 사무총장은 “일반론적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인 고(故) 윤기중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배를 침몰시키려고 하면 어떻게, 누가 (배를)태우겠냐는 취지의 얘기는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천까지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당원들이 일반 국민들의 얼굴 아닌가”라며 “언행에서 그런 걸 하지말자, 언행을 조심하자, 이런 걸 다 함축한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답했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된 인물로, 내년 총선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하게 된다. 또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건 다 조심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정치를 하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에 대해 고민 없이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의 발언은 그동안 여권에 비판적이었던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뿐 아니라 최근 들어 당 지도부와 공개적으로 입장을 달리한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도부를 흔들기보다 하나로 뭉쳐서 가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4선의 윤상현 의원은 이달 초 본격적으로 제기된 수도권 위기설과 관련해 9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 왔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3선의 하태경 의원도 같은 날 CPBC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은 사실 대통령 중간평가”라며 “지금은 강경보수들만 대변하는 정부로 비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3선의 안철수 의원은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 최고 관계자가 사과하고 유감의 뜻을 표하는 게 국제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선의 최재형 의원도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중대한 일을 감사원 감사나 검찰의 수사에만 맡겨 놓을 수는 없다”며 국정조사 필요성을 주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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