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위기 속 ‘트리플 크라운’…선제적 자금조달·글로벌IR 통했다

2023. 8. 1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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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 현대캐피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IR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현대캐피탈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현대캐피탈은 올해 초 국내 신용평가 3사인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한데 이어 약 두 달여 만에 신용등급 상향(AA→AA+) 조정에 의견을 일치시켰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2010년 이후 13년 만에 국내 신평사 ‘트리플 크라운(3관왕)’을 달성한 것이다.

또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도 2012년 이후 11년 만에 현대자동차 및 기아의 전망 상향과 더불어 현대캐피탈 신용등급 전망을 각각 Baa1 Stable, BBB+ Stable에서 Positive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캐피탈은 그 배경에 대해 선제적인 자금조달을 꼽는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가파른 금리인상과 더불어 SVB(실리콘밸리 은행)와 CS(크레디트스위스) 등 국제적 금융기관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현대캐피탈은 유동성 위기 대응을 위한 발 빠른 컨틴전시 플랜으로 조달 안정성을 확보했고, 작년 12월엔 역대 최대 금액을 조달했다. 그 결과, 업권 경쟁사들은 자동차금융 영업을 축소한 반면 현대캐피탈은 조달력을 더욱 끌어올리며 90% 이상의 자동차금융 취급 비중을 기록했다.

시장과의 소통도 늘렸다. 대부분의 여전사들이 지주사에 포함된 실적발표를 하는 것과는 달리 현대캐피탈은 연 2회 단독 실적발표회 및 본사, 해외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들과 함께하는 하반기 글로벌 IR을 개최하는 등 차별화된 IR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매 분기 현대자동차 경영실적발표에서 금융부문 발표를 현대캐피탈 CFO가 직접 진행하며, 현대자동차그룹과 Captive 금융사간 일체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차입 안정성 확보를 위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다양한 시장에서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만큼, 해외 투자자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팬데믹 영향으로 전세계를 돌며 진행한 대면 NDR(Non-Deal Road show)이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도 컨퍼런스 콜, 화상 미팅 등 비대면 방식을 총 동원해 전세계에 IR 활동을 이어갔으며,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2019년 이후 3년만에 대면 NDR과 하반기 실적발표회를 성공리에 개최하는 등 소통 강도를 높여 나갔다.

업계에서도 변동성이 강해진 장세 속에서 빛난 현대캐피탈의 자금조달 비결 중 하나로 IR을 꼽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할경영체제 돌입 이후 더욱 강력해진 결속력에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더해져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심이 확실히 견조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발표 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형석 전무가 직접 발표하고,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의 질의에 상세하게 응답하는 등 시장과의 소통에 직접적으로 나서며 투자자들의 신뢰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제공]

그 결과 현대캐피탈은 지분변화와 직할경영체제로의 전환을 계기로 현대자동차그룹과 전략적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작년 9월 여의도 시대를 마무리 하고 본사를 서울역 인근으로 이전하며 물리적인 분리까지 완료, 현대자동차그룹과 원팀 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현대캐피탈은 타 여전사와는 차별화된 수익구조와 조달 경쟁력을 통한 재무 안정성 확보,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와 모빌리티 금융 혁신 등 현대자동차그룹과의 결속력 강화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 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현대캐피탈은 우수한 해외 경쟁력 기반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글로벌 사업 지역을 중심으로 자동차금융 서비스의 커버리지를 지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미국, 중국, 캐나다, 영국, 독일 등 전세계 14개국에 18개 법인을 두고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진행 중인 것.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캐피탈 해외법인들의 지분을 보유한 이사회 멤버로서 현지 법인들과 상품·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각 해외법인들의 경영 전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상호간 윈-윈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부연이다.

또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과 더욱 밀접해진만큼 그 역할에 걸맞은 실행력을 갖추기 위해 중고차와 전기차 사업 등 미래 모빌리티에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선 그룹이 새롭게 진출하는 인증중고차(CPO) 사업이 시장 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중고차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관련한 디지털 플랫폼을 함께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배터리 리스와 충전기 금융 등 전기차 관련 사업에도 선제적인 실증과 투자를 진행할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은 이와 같은 미래사업 투자를 위해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주주배당을 실시 하지 않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형석 전무는 “2021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경영체제개편 이후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전략적 공조가 더욱 강화되었고, 올 초 연이은 신용등급 상향을 통해 회사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높게 평가받은 만큼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여 더 높이 도약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 역시 비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금융 중심 포트폴리오 및 안정적인 유동성,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 현대캐피탈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기초 체력을 다지며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유일 전속 금융사로서 사업적 긴밀성을 바탕으로 전체 자산 중 자동차금융 비중을 80%까지 확보하는 등 자생력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창출을 실현하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1개월 이상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각각 0.98%, 2.15%를 기록하며 타 캐피탈사 대비 매우 우수한 수준을 유지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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